feat. 영어 책 한 권 외워봤니?
김민식 저자의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읽고 영어책 한 권 암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대망의 영어책 한 권 암기를 달성했지요(이전 화 영어책 한 권을 외워보았습니다 , 영어회화 초급 공부법 참조). 영어책 암기 이후 가장 큰 수확은 '영어책 한 권을 끝내봤다는 자신감'입니다. 지금까지는 늘 작심삼일이었기에, 이렇게 책 한 권을 떼본 경험은 난생 처음이었거든요. 일단 끝내보니, 무언가 영어와 나 사이에 단단한 끈이 연결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끈이 계속해서 꾸준히 공부해나가는 원동력이 되었고요.
사실 모든 영역이 그렇긴 하지만, 특히나 언어에 있어서는 '마스터'라는 표현을 쓰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단지 감을 잃지 않도록 꾸준히 공부하는 것만이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지름길인 것 같고요. 돌이켜보면 예전에는 단기 속성 과정이나, 'OO만에 끝내는 영어회화' 등 쉽게 이루는 것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해나가며 느끼는 건 장기전이라는 것이고, 꾸준하게 하는 방법은 흥미를 잃지 않고 지속하는 것인 듯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찌 보면 영어 책 한 권을 뗐다는 성취감 자체가 일종의 동기부여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성취감과 자신감은 가득해졌지만, 과연 그에 비례하여 실력도 늘었을까요~?
사실 영어책 한 권 외우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한 권만 암기하면 영어가 입 밖으로 술술 나올 것이라 기대했거든요. 미드나 영화를 봐도 대화가 이전보다 잘 들리거나, 원어민에게 영어로 말하는 것에 부담감이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고요. 그런데 기대감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요. 생각했던 것만큼 드라마틱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암기하기 전보다는 조금 나아진 것 같긴 하지만, 생각보다 극적으로 달라지진 않았죠. 여전히 미드나 영화를 봐도 안 들리는 문장은 죽어라 들리지 않았고, 드문드문 외운 문장이 들려오는 것에 그칠 뿐이었습니다. 일상에서 가끔 외웠던 표현을 접할 때 신기한 것 외에는, 실제 말을 막힘없이 한다거나, 영어 콘텐츠를 접할 때 특별히 잘 들린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최근에 다녀온 해외여행에서 느꼈습니다. 영어권 국가가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호텔이나 공항 등에서 영어를 사용할 때가 있었는데요. 그다지 공부한 효과를 경험하진 못했습니다. 간단한 문장은 기존처럼 잘 구사할 수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대화가 길어지려 할 때에는 여전히 말문이 턱 막히기 일쑤였습니다.
영어책 외웠는데 왜 영어가 술술 나오지 않을까?
생각보다 더 늘지 않을까?
영어책 외우면 귀가 트이고 말문이 열린다고 했는데?
당황스러웠지요. 무언가 방법이 잘못된 건가 싶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처음에는 놓쳤던 부분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름 아니라 책을 '통째로' 외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암기를 했지만 통째로 줄줄 외울 정도로 암기한건 아니었거든요. 누적식으로 암기한 것이 아니다 보니, 중반부 이후에는 초반에 외웠던 내용을 까먹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영어책 한 권을 외웠는데 변화가 없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외우지 않아서 변화가 없었던 것 아닐까. 혹시 통째로 안 외워서 실력이 안 늘은 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예 책을 덮고 줄줄 읊을 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외워봐야 하지 않을까, 그 이후에 영어 책 한 권 외워봤다고 할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정말 통째로 한 권을 완전히 체화해서 더듬거리지 않고 달달 외울 수 있을 정도가 되면, 김민식 작가님이 이야기하신 대로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날지도요.
그래서! 최근에 다시 누적 암기 방식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한 권을 통째로 줄줄 읊을 수 있을 정도로 외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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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영어책 통암기에 성공하신 분이 계실까요~?
있다면 어떤 변화를 체감하셨는지 댓글로 말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