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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델리 May 23. 2023

실타래

닫다, 그리고 닿다

0 과 1 의 두 숫자가 무한한 수식을 만들듯이 우리의 인생은 다채롭게 펼쳐진다. 


컴퓨터 언어는 규칙 그 자체여서 그 언어인 0 과 1 을 입력하는 순간 답이 도출된다. 컴퓨터처럼 명확하면 좋으련만 인생의 수식은 그렇지 않아서, 우리는 불규칙하고 때로 오답도 나오는 삶을 살아간다. 


태어나자마자 사회적 동물이 되는 우리는 완전한 고립의 0 의 상태에는 놓일 수 없다. 그렇다고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단절시키고 완전한 자립인 1 의 경지로 enter 키를 칠 수도 없다. 완벽한 자유와 자립을 꿈꾸지만, 자유의 대가는 서로에 대한 책임이기에 우리는 완벽한 0 이나 1 을 명쾌하게 선택할 수 없다.   


삶은 직선적이거나 천편일률적이지 못해 언제나 0 과 1 의 선상 그 어딘가에 위치한다. 0 과 1 을 추구하는 우리는 매번 그 사이에 놓인 채 번번이 저울질에 실패한다. 그러다 잠시 0.5 라는 균형점을 찾아내 안도하며 살아가고는 한다. 


깔끔한 규칙이 입력된 컴퓨터가 될 수 없다면 라디오의 주파수처럼 유연성을 발휘해 봄은 어떨지. 주파수 메가헤르츠 MHz(megahertz)가 맞지 않아 지지직-잡음이 난다 해도 어느 한 점(.)이 맞아 기대하지 않았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것처럼 꼭 0 과 1 이 아닌 비정형의 유리수로도 우리는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 여러 유리수가 늘어뜨려지듯이 순간순간이 이어져 1 로 향해 나갈 수 있는 희망으로 우리는 삶을 찾아갈 수 있다.   


우리 삶은 시작이 0 이고 끝이 1 인 선 위에서 이어지거나 멈추게 된다. 우리의 운명을 관장하는 세 명의 여신들이 자아내고 감고 끊는 실의 선 위에서 고립, 단절, 외로움, 고독, 자립, 자유를 느끼며 살아간다. 노파의 모습을 한 클로토가 운명의 실을 짓고, 라케시스가 생명 길이의 실을 감으며, 아트로포스가 생명의 실타래를 끊는다. 그 안에서 유한하지만, 무한대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삶’은 우리의 몫이고 축복이리라.  








link #1 _ 연결 #1/acrylic paint on canvas/90.9x72.7cm/2023

<작가 소개>

이무웅 (Lee Mu Ung)

개인전 2회

단체전 50회


작가 작품 인터뷰 영상

"0과 1 사이에서 무한한 숫자들의 이어짐이 있듯이 우리의 삶 또한 이어질 것이다." by 이무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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