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다. 그리고 닿다
우리는 수시로 고립되고 단절된다. 또는, 고립하고 단절한다.
하지만 인생의 긴 서사시에서 고립과 단절은
마침표가 아닌 쉼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 문장 안에서 문장의 연결 관계를 분명히 하고자 할 때,
특별한 효과를 위해 끊어 읽는 곳을 나타낼 때 쓰는 쉼표처럼
바깥 세계와의 능동적 또는 수동적 분리와 차단은
외부의 급물살에 쓸려 다니는 우리를 결국 어디에 닿게 할지도 모른다.
그게 타자의 관계 속에서 뭉개진 나 자신이든
화려한 가공의 멋에 가리어진 자연의 생명력이든
반복적인 지루한 일상 속에 숨겨진 낙원이든
미래에 꽃 피울 희망의 씨앗이든
그렇지 않으면 난해한 몸짓 뒤에 감춰진 사랑의 언어든…
긴 서사시의 최종 마침표가 찍히기 전까지 수많은 쉼표가 필요한 이유는 분명 있을 터이다.
아래 작품을 통해 단절의 마침표, 연결을 위한 쉼표를 나만의 방식으로 찾아냈다. 그 기회를 슬며시 공유해 본다.
<김영신 작가>
<안미선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