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이 모순일지도 모릅니다
“모순 속에서도, 우리는 계속 살아낸다.”
양귀자 작가의 『모순』을 읽는 내내 저는 숨이 막히도록 빠져들었습니다.
20년이 지난 소설임에도 촌스럽지 않고, 지금 우리의 삶을 그대로 비추는 듯한 문장들은 마치 오래된 영화를 다시 보는 듯 술술 마음에 스며들었습니다.
주인공 안진진을 중심으로 가족과 이모, 쌍둥이 언니,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의 삶이 엮여갑니다.
같은 얼굴로 태어났지만 전혀 다른 길을 살아가는 인생,
행복이라 믿었던 곳이 사실은 불행의 그림자였고 불행이라 확신했던 순간이 오히려 희미한 행복을 품고 있던 자리였다는 모순. 그 모순을 맞닥뜨릴 때마다 저는 제 삶 또한 스쳐 지나갔습니다.
행복을 잃었다고 울던 날에도, 내 곁에는 나를 붙잡아 주는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 왜 나는 그때 보지 못했을까.
안진진은 자신이 사랑한다고 믿었던 미래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아버지는 가족을 힘들게 했지만, 결국 사랑으로 용서되어 가는 장면도 있습니다.
행복한 삶을 사는 줄 알았던 이모는 결국 불행을 견디지 못하고 삶을 스스로 내려놓습니다.
그 모든 장면이 제게 남긴 질문은 단 하나였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쯤을 살고 있는 사람일까.”
우리는 늘 남의 행복을 부러워하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채 하루를 흘려보내곤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 제 마음 가장 깊은 곳을 건드렸습니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살다 보면 정답이 먼저였으면 좋겠지만
정답은 살아낸 뒤에야 조금씩 모습을 드러나는 법.
때로는 질문을 안고 살아내는 그 과정 자체가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시간이라고, 이 책은 조용히 말해줍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은 흔들리고, 조금은 아파하면서도 다시 한 번 걸음을 내딛는 여러분께
작게나마 마음을 보탭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다시 만나는 일입니다.” 여기까지 『모순』을 함께 걸어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삶’을 함께 탐구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