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주위 타인들의 생각이 따로따로 돌아가는 걸 어렴풋 느끼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암흑 속에서 한 달을 버텨내었다
전날이 공휴일이어 3.15(수) 하루 휴가를 내고 원로분들과 운동을 하기로 한 날 사고가 발생했다
봄기운이 한창인 때 항상 같이 운동하시는 소대표님과 강교수님이 6시 45분쯤 Aroeira Club에 모였고, 중간정도 진행되었을 때 앞쪽에 벙커가 보였는데 그 둔덕이 편해 보였고 주위 분들께 잠시 쉬었다 가자고 하고는 그대로 옆으로 눕게 되었다
그때 강교수님과 소대표님이 걱정하는 톤으로 '어디 아파? 앰뷸런스를 부를까?' 하는 목소리가 아련히 들렸고, 간신히 '그래 주세요'하고는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그 벙커에 도달하기 전 두 분과 '얼마 전 누구는 운동하면서 뇌출혈로 쓰러졌는데 앰뷸런스를 필드로 불러 급히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어쩌면 그게 전조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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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한 달 가까운 동안 나는 악몽을 오래 시리즈로 이어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구렁텅이로 더 깊숙이 빠져들거나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나는 그런 종류의 긴 꿈이었다
가령, 병원 직원들이 가담한 악당들은 나를 이용해 막대한 돈을 벌어 들이기로 작정하고, 포르투갈 전역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다가 강제로 입원시킨 후 장기를 적출하거나 인신매매를 할 모양이었다
어떻게든 이 병원을 탈출해야만 지인한테 연락해 포르투갈 정부에서 이들을 응징하도록 신고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들은 내가 쉽게 말을 듣지 않자 이상한 튜브를 꾸역꾸역 코를 통해 목 깊숙이 삽입하려 했고 나는 그걸 빼 내려 힘껏 저항했으며 몸치 큰 사람이 달려들어 내 몸 위에서 나를 힘껏 누르며 제압한 후 그 튜브를 목 속 깊숙이 집어넣는 일을 마무리하려 하였던 마지막 기억이 아직까지 너무 뚜렷하게 남아 있다
그리고 나는 3.15(수) 필드에서 쓰러진 뒤 오랫동안 의식 없이 생과 사를 오가다가 4.5(수) 긴 악몽에서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