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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도 Jul 19. 2024

뇌출혈, 병원 후송과 입원(2)

원로분들의 빠른 대처와 골든 타임

짐작건대...


소대표님과 강교수님은 얼마나 당혹스러웠을까 싶다


두 분보다 한참이나 나이 어린 사람이 갑자기 필드에서 쓰러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포르투갈에 오신 지 30년이 훌쩍 넘은 두 분은 베테랑답게 응급처치를 하는 것보다 앰뷸런스를 불러 병원에 가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했을 것이다


앰뷸런스는 리스본 4.25 다리(Ponte 25 de Abril) 건너에 있는 Almada 지역 병원 응급센터(Hospital Garcia de Orta)로 갔고, 뇌출혈 진단을 받았으며 이어 머리 오른쪽에 고여있는 혈액을 뽑아낸 후, 더 이상 출혈이 되지 않도록 봉합하려 했지만 웬일인지 출혈부위를 찾을 수 없었는데 의료진은 아마도 자연스럽게 출혈부위가 막히는 바람에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지금도 앞 머리 오른쪽에는 그때 고여있던 혈액을 뽑아내기 위해 절개했던 자국이 뚜렷하게 남아 있어 한동안 빵떡모자로 머리를 보호해야만 했다  


리스본 병원에선 서울에 있는 강북삼성병원과 입원 초기부터 협진을 시작했는데 나중에 서울로 이송되어 강북삼성병원에 입원해 신경외과 선생님으로부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들을 수 있었는데, '뇌출혈 환자가 얼마나 재활에 성공하느냐?'는 '고여있는 혈액을 얼마나 신속하게 제거하느냐'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고 하셨다   


그날 저녁 늦게 서울 집에 연락이 갔을 거고 가족들 모두 패닉상태였을 게 틀림없을 거였다

연락을 주신 분이 '마음을 굳게 먹고 포르투갈로 오라'라고 했다니 얼마나 걱정이 되었을까 싶다


당시 둘째는 집에 있었지만, 첫째는 한 달 동안 일본 출장을 위해 3.17(금) 출국 직전이었으니 한 달 동안의 일본 숙박비나 항공료를 모두 날려야 만 했다


하지만 아빠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급히 포르투갈로 가야만 한다니 공부며 출장이며 다 취소하고 함께 리스본으로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문여사는 얼마나 당혹스러웠을까,

당일 아침까지 카톡으로 잘 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하다니!


그래도 가능한 빠른 항공일정을 알아보고, 예정된 일정을 차질 없이 처리해 줄 분을 주위에서 찾아 부탁하고, 어떻게 될 줄 모르니 잠실 친구에게도 연락하여 상황을 공유하였다


그런 후에 큰형에게 리스본에 같이 가줄 수 있는지 알아보았는데 큰형도 취소하기 쉽지 않은 선약이 있었지만 선뜻 리스본으로 함께 동행해 주었다


문여사로서는 나의 생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혼자 내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며 큰형이 그 일을 대신해주기를 원했을 것이었다

그렇게 3.17(금) 저녁 늦게 리스본으로 가족들이 왔고, 다행스럽게도 지난해(2022년) 8월 휴가차 가족들 모두 2주 넘게 리스본으로 왔었고 내가 사는 아파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출입하고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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