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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데르와 Sep 01. 2023

아데르와, 누구세요?

새로운 키보드 소리



   <고양이의 보은>, <벼랑 위의 포뇨> 등의 애니메이션은 현실을 살아가던 주인공에게 마법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실과 판타지가 섞인 이야기. 이런 '현실 판타지'에 왜 아이들을 넘어 어른들까지 열광할까? 이는 마음속 깊은 곳에 순수함과 동심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나이를 먹을수록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기 위해 그것을 잠시 감춰두는 것일 테다. 순수함을 내비치면 미성숙한 취급을 받는 것이 어른들의 사회이니까. 나는 브런치에서나마 독자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스스로 자극하고, 동시에 현실 속에 존재하는 자신만의 판타지를 찾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글은 악동뮤지션의 이찬혁과 비슷하다. 이찬혁은 무대에서 삭발을 하고, 좋아하는 개구리 제품을 모으며, 그것들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그는 집에서 혼자 이상한 춤을 추기도 하는 특이한 사람이다. 그러나 이찬혁은 뛰어난 뮤지션으로 인정받았다. 그가 들려주는 음악은 그만의 색이 칠해진 통통 튀는 무지개와 같다. 평범함과 거리가 먼 사람이 창작물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 특이함은 '특별함'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은 특이할 수 있는 나의 시선을 '작가'라는 이름을 걸고 서술해나가려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음을 안다. 나의 글은 불분명하고 흐릿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판타지 세계에 이제 막 발을 들였다고 생각해 보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해리 포터가 배를 타고 호그와트에 도착한 그 순간에는 안개가 끼어 있었다. 호그와트는 처음부터 명확하지 않았다. 해리가 안개에 가까이 가는 순간 그것이 걷히며 웅장하게 빛나는 호그와트가 등장한다. 독자는 해리이고, 나의 글을 읽는 행위는 호그와트로 다가가는 발걸음이며, 나의 글과 통한다는 것은 눈앞의 안개가 걷힌다는 뜻이다. 그때 독자는 비로소, 자신만의 판타지 세계인 호그와트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내가 써나갈 글들을 통해 독자들 또한 자신만의 세계를 직접 손에 쥐고 팔락거리며 넘겨보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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