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건

by 육아하는노무사


사무실을 개업하고 한 달, 첫 자문계약이 있고 ‘이게 되네 신기하네’ 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애를 등원시키고 사무실에 출근해선 자잘한 것들을 챙기고 집에 도착하니 전화가 걸려왔다.


“조기출근을 많이 했어요. 연장근로수당 받을 수 있다 해서요.”


이미 근처에 있는 구에서 진행하는 무료노동상담센터에서 상담 받으시곤 “돈 받을 수 있다던데” “받을돈만 몇천만원 이라던데”라는 분이셨다.


무료노동상담센터는 아무래도 실무진행보단 이론적인 가/불 여부에 더욱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그게 틀리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사건을 해결하며 겪는 여러 애로사항들이 의뢰인에게 미리 고지되지 않는다는 건 사건을 맡는 대리인에겐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권선징악‘이 교과서 속 내용이라면, ’권선징악에 해당됨을 아주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하시오’가 실무였다. 내가 겪기엔 그랬다.


조기출근이 연장근로라면 당연히 연장근로로서 수당을 받아야 한다. 여기까지는 이론적 이야기고 당연한 이야기다. 근데 이게 실무로 투입되면? 그때부터는 강제성입증여부를 가릴 수 있느냐로 사건해결이 달라진다.


상담 온 의뢰인에게 앞으로 뭘 입증해야 하는지 그게 입증이 안될 땐 어떤 것들이 어려워지는지, 무료센터에서 체불액으로 산정해 준 그 금액이 실제로 해결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차분히 말씀드렸고, 그 후 위임장을 썼다.


정식으로 개업 후 처음으로 수임 한 사건이었다.


관할지청까지 편도 2시간이었고,

조사 일시를 생각하면 바다의 하원은 내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바다 하원 어쩌지 오빠 시간 될라나’

퇴사한 후 처음으로 남편의 힘을 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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