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임 vs. 관심 그리고 애정 vs. 집착 인지 헷갈리는 육아
오늘 아침도 둘째 딸아이는 엄마에게 잔뜩 찌푸린 얼굴로 엄마를 무시하며 스쿨버스를 타고 갔다…
‘엄마가’ 깨끗하고 향긋하게 빨아 입힌 체육복
’엄마가’ 단정하게 묶어준 머리
아보카도를 꽃처럼 말아놓은 브런치 카페 스타일 아침 먹고 그렇게 가버린 저 아이를 보니..울화가 치민다..
가정주부인 나의 시간과 에너지의 대부분은 아이들 육아에 있다. 남편은 회사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아 가정에서 내가 특별히 더 채워줄 것이 없다 보니 내가 집안에서 하는 대부분의 일은 아이들의 편의에 맞춰있다.
건강하고 영양 골고루 갖춘 식단
깨끗하고 정돈된 집
향긋하고 청결하게 세탁된 옷들
학교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알아보는 일
나의 이런 노력과 노고에 대한 보상을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성껏 차린 밥상 앞에서 버릇없는 행동
엄마를 감정쓰레기통처럼 화풀이하는 말투
챙겨주는 엄마의 조언에 대해 잔소리로 무시하고 꼭 나중에 문제 생겨서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을 보면
분노가 생긴다.
가끔은 분노가 지나쳐 외부에서 큰 소리로 화를 내기도 하고 맴매를 할 때도 있다.
오늘도 그런 아침이었고.. 분노는 있었지만 다행히 폭발까지는 아니었다.
나의 역할은 뭘까? 어디까지 해줘야 하는 걸까?
나는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데 어쩜 엄마를 이렇게 대할까?
남편은 이런 나의 고민에 대해..
1. 나도 어렸을 때 그랬고 뒤늦게 부모님을 생각했다.라고 하면서 애들의 저런 모습은 자연스러운 거라 여유 있는 반응이다. 생각해 보면 나는 그러하지 못했다.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부모님은 무섭게 훈육했기 때문에 나는 억눌러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저렇게 행동하는 아이들이 더 기가 찬 거다.
2. 이렇게 지지고 볶을 날도 길어야 5-6년뿐이다. 고등학교 졸업하면 각자 알아서 살아갈 거다. 그냥 엄마는 시녀고 아빠는 머슴이다.라고 마음을 비우라는 거다. 억지로 고치고 훈육해서 갈등만 만드느니 기다려주면 된다는 거다. 그렇지만 막상 그런 상황의 빈도가 잦고 수위가 높으면 내 안의 스트레스도 역치를 넘어서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3. 남편은 아이들이 부모의 꿈과 희망이 아닌 자기만의목표와 인생이 있다고 했다. 다만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기 길을 잘 찾아가길 바란다는 것이다. 나도 내 욕심과 내 체면을 위해 애들이 잘 커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려고 하고 있지만 내가 쏟는 시간과 에너지의 대부분을 잡아먹기에 억울한 감정이 든다. 나만의 커리어나 나만의 성을 쌓을 수 있다면 이런 감정이 덜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선택했고 만족하고 있는 전업주부의 삶의 단점이라면 오롯이 나만의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 결여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주관과 신념을 갖고 아이들을 키워야 할까? 내 애정과 관심, 사랑을 어떻게 조절하고 표현해야 응석받이(spolied)가 되지 않을까
아이들이 원해서 세상에 나온 것이기 전에 내가 세상에 나오게 했으니 사랑으로 키워야 하는 의무와 책임은 있다. 아이들의 존재 자체로 그리고 키우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어느 부모의 말을 상기시켜보자.
아직 자라는 과정이라 미성숙한 자아이니 더 성숙한 내가 더 익어가는 내가 더 양보하고 기다려 줘야 한다. 애들을 키우면서 인내심도 배우고 나도 그렇게 성숙해진 인간이 되나 보다.
또한 아이들에게 내 역할은 아이들이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인 것뿐이다. 나는
조수석에 있을 뿐 운전대를 잡고 있는 건 당사자들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마이크로매니징을 한다거나 한 발앞서 그들의 시행착오를 해결해주려 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것을 챙겨주고 서운해하지 말자. 적당히 부족해 보여도 스스로 해결하게끔 남겨두고 챙겨주지 못함을 자책하지 말자.
기껏 도와준 학교 공부나 준비물을 귀찮게 여기더라도 나는 아이들이 원하는 꿈을 위해 도와준 것뿐이지 성과를 강요하지 말자.
옳고 그름을 알려주고 훈육은 하되 결과를 압박하거나뜯어고치려 하지 말자. 부모가 알려주고 바르게 가르쳐주어도 실제 행동을 하고 안 하고 까지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다. 백번 말해도 안 듣는다고 화내지 말자.
나는 아이들의 꿈을 도와주는 조력자이고 나의 꿈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채로 내 생활의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조금 더 성과 있는 목표는 천천히 나를 살피며 찾아보고 그 과정을 조급해하거나 괴로워하지 말고 즐기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