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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마스 Sep 15. 2023

여기 빨리 빨리 문화인데요

8시간이나 정전이라뇨


#1


 아침 6시부터 정전으로 인해 엘리베이터가 작동되지 않는다는 방송이 울려 퍼졌다.


 7시가 넘었다.

에어컨도 냉장고도 TV도 나오는데 이상하리만큼 약해진 전등과 전원이 나간 보일러 조절기, 나오지 않는 수도, 정전인지 단수인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어디서 켜진거니


 9시가 넘었다.

냉장고와 에어컨, TV마저 전원이 나갔고 하이라이트를 사용하는 우리 집은 단수에 정전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13시쯤 부품이 도착할 예정이라 부품 교체 후에야 현재의 사태가 복구 가능하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그때였다. 그간 켜보고 싶었지만, 스위치가 없어 건물 내 주민들도 관상용이라며 절대 켤 수 없었던 그 전등이 환하게 빛났다.


 10시가 되었다.

 ’하, 비까지 오는데 어쩌지? 애들 밥은 먹여야 하는데 우선 우비 입혀서 나가볼까?‘

작은 아이를 한쪽 팔로 들었고 (내 모습을 본다면 안았다가 아니라 들었다는 표현이 맞다.) 아이가 한 아름 들고나온 인형에, 가방은 다 내 몫이 되었다.

들려서 퇴근하는 푸바오처럼 ,,


 남은 손가락으로 힘겹게 스마트폰 플래시를 쥐고 가파른 계단을 비춰가며 무릎이 아파지기 시작할 즘 겨우 건물에서 탈출했다.


 전기야 고마워 !!!!!!!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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