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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 Fontes Nov 23. 2015

베네치아 상인

베네치아 상인   


정의는 시대마다 또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마다 변해 가고 달라진다. 예전의 정의가 지금까지고 정의로 남아 있는 것도 있지만 상황이 변하여 더 이상 정의로 남아 있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모인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 정의로 여길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베네치아 상인에 나오는 샤일록이 악덕 고리대금업자로 정의로움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그와 상대해 있는 사람들이 피해자요 정의로운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러나 셰익스피어가 이 작품을 썼던 시대적 배경과 개인적 종교성향을 미루어 봤을 때 샤일록을 통해 상징화된 유대인과 유대교인들의 왜곡이 얼마나 심했으며, 그로인한 피해의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였음에 셰익스피어의 편협한 시각의 작품에 안타까움을 가져 본다.   


이 작품은 그 당시 기독교인들이 바라본 유대교인 그리고 유대인들의 시각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음을 알 수 있고, 그러한 배경에서 샤일록이란 인물은 19세기 기독교의 승리를 위해 창조된 비극적인 희생의 인물이었고, 사실 훗날 이 작품을 히틀러가 유대인 핍박에 이용하기도 했다.   


기독교의 근본사상은 ‘사랑’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하셔서 그들의 죄를 사하시기 위하여 독생자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대속 제물로 죽으시고 부활하시어 승천하심으로 천국의 소망을 준다’ 는 교리가 바로 사랑을 기초로 하기에 기독교는 사랑이라 한다. 그래서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한 것처럼 모든 인간은 서로 사랑하여야 하며 하나님의 그 사랑을 알려야 한다‘ 는 것이 기독교의 근본 사상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러한 사랑을 말하기보다, 세익피어의 시각에서 바라본 유대인의 단점을 극단적으로 부각시킴으로서 오히려 훗날 히틀러가 반유대주의 정책에 악용하였다하니 그야말로 비극을 야기한 비극적 작품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이탈리아 벨몬트의 부유한 상속녀 포오샤는 미모가 매우 뛰어나 주위에는 늘 구혼자가 모여 들었다. 바사니오도 그들 중 한 명이나 너무 가난하여 구애를 하기 위한 여비조차 없었다.  바사니오는 가장 친한 벗인 베니스의 거상 안토니오에게 포오샤의 청혼 비용을 빌려달라고 부탁한다. 자신도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서도 안토니오는 우정을 걸고 구해줄 것을 약속하고,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한다. 


유태인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은 평소에 자신을 비난하는 크리스챤 안토니오가 자신에게 부탁을 해 오자 속마음으로 복수를 작정하고 돈을 빌려 준다. 샤일록은 빌려주는 조건으로 만약에 기한 내에 돈을 못 갚을 때에는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떼어가겠다고 한다. 우정을 걸고 약속한 안토니오는 그 조건을 받아 들여 계약서에 서명을 한다.


한편 벨몬트의 포오샤 저택에는 바사니오 외에도 많은 구혼자들이 몰려들었다.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제비뽑기로 신랑감을 정하는데, 금, 은, 납 세 가지의 상자 중 한가지에만 들어있는 자신의 초상화를 뽑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구혼자들이 있었지만 바사니오는 초상화가 들어 있는 납상자를 뽑음으로써 포오샤의 신랑감으로 선택되고, 포오샤는 사랑의 증표로 반지를 준다. 


그러던 어느 날 샤일록이 연회장에 초대받아 간 사이 그의 딸  제시카는 자신의 연인인 로렌조와 함께 아버지를 버리고 크리스챤이 될 것을 다짐하며 샤일록의 보석을 훔쳐 달아난다. 한편 안토니오의 배가 돌아오던 중 폭풍에 휩쓸려 실종되고 안토니오는 파산을 하고 만 소식을 들은 샤일록은 딸의 소행에 분개하면서도 몹시 기뻐하며 복수의 칼을 간다. 


우연히 샤일록에게 도망쳐온 제시카와 그의 연인 로렌조를 만난 바사니오는 그들에게서 안토니오의 파산 소식과 그가 샤일록과의 약속에 의해 곤경에 처한 사실을 알게 된다. 


베니스에서는 샤일록의 요청에 의해 개최된 법정에서 그는 계약서에 명시된대로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요구한 상태였다. 그로 인해 안토니오는 엄청난 곤경에 빠지게 된다. 이때 재판관으로 안토니오의 아내인 포오샤가 남장을 하고 등장한다. 재판관으로 분장한 포오샤는 재판을 하는 동안 몇 번이고 샤일록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샤일록은 계약서대로 해달라고 막무가내로 밀어부친다. 바사니오가 원금의 두 배를, 포오샤가 원금의 세 배를 갚아 줄 것을 말하지만 샤일록은 ‘내 결심은 인간의 혓바닥의 힘으로는 돌릴 수 없다’하며 계약서대로 집행할 것을 주장한다. 결국 포오샤는 판결을 내린다. 


샤일록에게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잘라가라고 허락을 한다. 그리고 살 1파운드를 잘라가되 계약서에는 피에 대한 권리는 적혀있지 않았으므로 피 한 방울도 흘림 없이 살을 베어가야 하며 또 1파운드에서 머릿카락 한 올이라도 차이가 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자 샤일록은 그냥 원금의 세 배를 받고 가겠다고 하지만 포오샤는 계약서에 적힌대로 하겠다고 한다. 샤일록이 그토록 원했던 계약서대로……. 


이와 같이 판결을 내림으로 인해 샤일록의 복수의 꿈은 좌절되고, 오히려 살인의도 혐의로 재산을 몰수당할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법정은 안토니오의 청으로 샤일록이 크리스챤이 되는 것과 샤일록의 딸 부부에게 재산의 절반을 양도하는 두 가지 조건으로 용서를 한다. 


한편 판사로 변장했던 포오샤는 남편을 시험하고 싶어서 재판의 댓가로 바사니오에게 자신이 준 반지를 요구한다. 엄청난 고민 끝에 바사니오는 포오샤에게 반지를 넘겨주고 포오샤는 남편에게 실망을 한다. 벨몬트에 먼저 도착한 포오샤 일행은 남편의 일행이 돌아오자 반지를 핑계로 투정을 부린다. 


마침내 그 명재판관이 변장한 포오샤라는 것이 밝혀지게 되고, 안토니오도 자신의 배가 돌아와 파산의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연인들은 모두 행복한 사랑의 노래를 부르면서 포오샤의 집으로 향한다.          



이후 샤일록은,

후회하며 개과천선한 마음으로 새로운 삶을 살았을까?

아니면 와신상담의 마음으로 기회를 찾아 또 한 번의 복수를 꿈꾸고 있었을까?   


안토니오와 바사니오는,

옛 이야기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무용담을 말하며 즐겁게 자기들의 삶을 살았을까?

아니면 샤일록의 마음을 위로하고 안타까워하며 서로 화평의 길을 만들었을까?   

나에게 샤일록의 형상이 전혀 없다 할 수 있을지...

셰익스피어와 같은 작품의 시각으로 더 큰 불행을 자초하는 언행은 없는지...


안토니오와 같은 언행으로 샤일록이라는 인물로부터 복수를 생산해 내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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