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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약 Jul 13. 2024

[서평] 「세상은 나의 보물섬이다」

글로벌세아그룹 김웅기 회장 저서


사실은 해외 마케팅 및 비즈니스 창업 관련 도서를 찾으려는 도서관 방문이었다. 생각보다 내가 찾는 도서는 없었다. 최신 도서가 아니거나 겉 핥기 식 껍데기 같은 도서들 뿐이었다. 나는 일을 할 때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 관심을 두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주로 '딱새'의 역할을 많이 해왔다. 어느 조직이나 그림을 그리고 지르는 사람 곁에는 세심하게 '실행'을 책임져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약속을 지키면 사업이고 지키지 않으면 사기. 한 끗 차이다. 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죽도록 혐오한다.


5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일이다. 그래서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그간의 커리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스터디를 시작했다. 일단 이 분야의 책 20권을 탐독하기로 했다. 책을 대충 훑어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반복해서 읽고 나만의 방식으로 요약 정리하고 인사이트를 하이라이트 한다.


그러던 중 발견 한 [세상은 나의 보물섬이다]라는 책은 이론과 실무를 도와주는 실용서가 아님에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 초에 발간된 어느 기업인의 이야기. 사실 '글로벌세아그룹'이라는 회사도 처음 들었고, 김웅기 회장이라는 이름도 생소했다. 그런 류의 책은 많다. 기업의 회장님을 우상화하기 위해 기획된 조직원들을 고양시키기 위한 그들만의 자서전. 만들어진 회장님의 영웅담. 대한민국 경제를 발전시킨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책에 손이 갔고 일단 팔뚝 사이에 책을 끼워 놓고 나머지 책을 고르고 있었다. 그렇게 가끔은 우주의 섭리로 무언가에 끌리는 순간이 있다. 혹시라도 괜히 빌렸다 실망할까 싶어 도서관에 앉아 앞부분을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단돈 500만 원으로 30대 중반에 단 3명의 직원과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세 들어 사는 무너져가는 단칸방에 딸내미들을 키우는 젊은 가장으로 시작하는 뻔한 스토리. 그런데 어라…?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나의 예상은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건방이라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며 책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대출해 온 책을 집에 들어와 그대로 소파에 앉아 4시간 내내 정신없이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는 책장을 덮은 후엔 진이 빠져 몸살이 찾아왔다.


나는 비즈니스, 자기 계발, 자녀 교육, 소설을 두루 읽는 편이지만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판타지 및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 다만, 너무 스낵만 읽지 않으려 스터디를 위한 책의 비중을 맞추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마치 한 권의 판타지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아니 어떤 판타지 소설보다도 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로 전개되었다. 우리 시대를 성장시킨 존경스러운 어느 기업인의 영웅담으로 끝나지 않는 이 이야기는 지금도 생생하게 이어지고 있는 현재 진행형 이야기이다.


'정도경영'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일 지도 모른다. 내가 만난 좁은 세상에서 대부분의 기업인은 일정 수준 이상 돈을 버는 순간 눈빛이 돌아 버린다. 그들은 그들의 기업이 300억을 벌다가 400억을 번다고 기쁘지 않다. 어떻게든 그 돈을 내 주머니로 돌릴 지에 혈안이 되어 있다. 재주 부린 곰은 따로 있고 거머리처럼 쪽쪽 빨아먹으려 들러붙어 있는 사람들로 그득하다. 그리고 그들만의 세상에 심취해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인재를 개 돼지 취급하며 헌신짝처럼 내버린다. 그러나 순진한 '일하는 소'들은 처음엔 그들의 인품대로 자아성찰을 하며 죄책감에 빠진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상황을 객관적으로 해석하는 순간 억울함이 폭발해 동력을 잃고 만다. 그리고는 한동안 번아웃에서 빠져나오는 데에 한 세월을 보낸다. 기가 막히게도 이런 종류의 인재들이 공황 장애를 겪으며 우리 사회에 잉여되어 있는 안타까운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기업을 경영하는 기업인이 있을까.

나는 아직 우리의 현실에도 이상이 존재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책의 내용이 100%를 담지는 못 했겠지만 그래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약 40년이 다 되는 기간 동안 도전과 결단과 실패를 멈추지 않고, 최일선에서 두 팔 걷어붙이고 온몸을 내던진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였다. 목숨이 위협받고 수만 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잠을 자는 순간마저 사업 생각에만 몰두하는 삶은 녹록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김웅기 회장은 삶의 고통과 행복은 늘 '현재'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도전은 2024년 7월, 지금 현재에도 진행형이다. 5년 후, 10년 후에도 이 책의 뒷 이야기는 더 판타지보다 더 판타지 같은 이야기가 이어질 거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회장님의 건강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다.


사업을 계획하거나 하고 있는 모든 기업인들이 이 책을 꼭 읽고 또 읽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나아가 우리 지구의 인류 모두가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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