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성인ADHD
주말에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었는데, 월요일 아침이 되면 여전히 피곤한 적 있으신가요? ADHD를 가진 사람들에게 이는 매우 익숙한 경험입니다. 많은 이들이 "충분히 쉬었는데도 왜 이렇게 피곤할까?"라는 의문을 품곤 합니다.
ADHD는 단순히 주의력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기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의 이상 활성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DMN은 뇌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활성화되는 영역으로, 자기 성찰, 과거 회상, 미래 계획 등을 담당합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휴식 시 DMN이 적절히 활성화되어 편안한 멍때리기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ADHD를 가진 사람들은 DMN이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끊임없이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내일 할 일은 뭐지?", "아까 그 말을 왜 그렇게 했을까?", "저녁에는 뭘 먹지?" 같은 생각들이 멈추지 않고 뇌를 과열시킵니다.
더욱이 ADHD는 실행 기능의 장애로 인해 이런 생각의 흐름을 의도적으로 차단하기도 어렵습니다. 소파에 누워 있어도 머릿속은 24시간 가동 중인 공장처럼 쉼 없이 돌아가는 셈입니다.
ADHD를 가진 사람들의 뇌는 도파민 보상 체계가 다르게 작동합니다. 도파민은 동기, 보상, 즐거움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데, ADHD에서는 기저 도파민 수치가 낮고 수용체 활성도가 감소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느끼는 '편안한 휴식'이 ADHD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자극이 되지 못합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보상이 아니라 오히려 불편함과 지루함으로 느껴집니다. 뇌가 끊임없이 "뭔가 더 자극적인 걸 해야 하는데!"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휴식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여러 탭을 동시에 켜두고, SNS를 스크롤하고, 유튜브를 보면서 다른 일을 합니다. 이는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이 아니라, 뇌가 최소한의 자극을 찾기 위한 본능적인 반응입니다. 역설적이게도 ADHD를 가진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는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입니다.
ADHD는 정서 조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연구에 따르면 약 70%의 ADHD 성인이 정서 조절 장애를 경험합니다. 휴식을 취하려 해도 과거의 실수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이런 감정들을 가라앉히는 것이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신체는 쉬고 있어도 정서적으로는 여전히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ADHD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특징적인 패턴이 있습니다. 바로 '완전히 방전될 때까지 무리하다가 쓰러지듯 쉬는' 패턴입니다.
실행 기능 장애로 인해 자신의 에너지를 적절히 배분하고 조절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흥미로운 일이나 급한 마감이 있으면 과집중(hyperfocus) 상태에 빠져 밤을 새우기도 하고, 식사와 수면을 거르면서까지 몰두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얼마나 지쳐가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멈추지 못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배터리가 0%가 되면 그제야 쉬게 됩니다. 하지만 이때의 휴식은 진정한 의미의 재충전이 아닙니다. 심신이 완전히 소진된 상태에서 취하는 휴식은 단지 기능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기 위한 비상 정지에 가깝습니다. 뇌는 과부하로 인한 손상을 복구하느라 바쁘고, 몸은 누적된 피로를 해소하기에도 벅찹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방전된 후의 휴식은 죄책감을 동반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밖에 못할까?", "다른 사람들처럼 균형 있게 살 수는 없을까?" 같은 자책이 휴식의 질을 더욱 떨어뜨립니다. 결국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채 다시 무리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그렇다면 ADHD를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까요? 마음챙김 명상은 ADHD 증상 관리에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짧은 명상이라도 규칙적으로 실천하면 주의력과 정서 조절 능력이 향상됩니다.
또한 구조화된 휴식이 도움이 됩니다. "오후 3시부터 4시까지는 산책하기", "저녁 8시에는 책 읽기" 같은 구체적인 휴식 계획을 세우면, 뇌가 휴식 모드로 전환하기 더 쉬워집니다. 역설적이게도 ADHD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계획된 휴식이 자발적인 휴식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운동도 중요한 전략입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ADHD 증상을 개선하고, 더 질 좋은 휴식을 가능하게 합니다. 특히 요가나 태극권 같은 마음-신체 연결 운동이 효과적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DHD를 가진 자신의 뇌가 다르게 작동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쉬지 못한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자신에게 맞는 휴식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더 많은 이야기와 소통은 ADHD 커뮤니티 에디붐은온다에서 확인하실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