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엄마에게 & 아빠에게 & 동생에게 등등
<초3adhd일기 2024년8월13일_엄마에게>
엄마 어제 9시 들어와서 힘들죠
오늘은 제가 특히 줄넘기 할 때 집중해서 할게요.
그리고 엄마가 나가자 하면 네 하고 나갈게요.어제 7시30분에 나갔으니까 오늘은 6시에 나가서 7시에 들어오면 좋겠어요.
엄마 좀 승질 좀 안 냈으면 좋겠어요.
호수 올림
<초3adhd일기 2024년8월13일_아빠에게>
아빠 지난주에 일 제대로 안 되서 힘들었죠
조금만 더 고생하세요. 그럼 이제 더 잘 될 거예요.
고생하고 힘들지 마세요.
호수 드림
<초3adhd일기 2024년8월13일_동생에게>
동생아 내가 니가 만든 것 뿌셔서 미안해
다음부터는 안 뿌실게
형아가
<초3adhd일기 2024년8월21일_엄마에게>
엄마 저는 엄마 상담할 때 동생이랑 싸우지 않을 게요
그냥 조용히 가만히 있을 게요.
그리고 학습지 할 때 갑자기 장난치지 않을 게요.
학습지 시간에 장난치면 혼날 것을 알면 다음부터는 더더욱 하지 않을 게요.그냥 어른들 만나면 조용히 할게요.
25만원 꿩으로 날리지 않을 게요.
학습지 선생님 말씀 잘 들을게요.학습지 선생님이 조용히 하라고 하는데 말 안듣고 계속 떠들었잖아요.학습지 선생님이 조용히 하라고 하면 조용히 할게요.
엄마 학습지 선생님이 열심히 하지 않았어요라고 얘기할 때 창피했죠 다음부터는 엄마 창피하게 만들지 않고 학습지 잘할게요.
<초3adhd일기 2024년8월25일_엄마 아빠가 나한테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시키지 않는 이유>
엄마 아빠는 바르게 행동하게 시키고 싶은데 가끔 그렇게 못 할 때가 있다.엄마 아빠가 나한테 괴롭게 굴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다.괴롭히는 것도 아니다.건드리는 것도 아니다.
엄마 아빠가 아이한테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면 나쁜 엄마 아빠다.
괴롭게 굴어도 까불면 안 된다.
물론 괴롭게 굴을 수는 있다.
엄마 아빠는 나한테 괴롭게 굴려면 굳이 가르칠 이유가 없다.
엄마가 나한테 어렸을 때부터 막 그렇게 굴은 아니다.
답답하면 까불지 않고 그냥 말로 하는 것이고
괴롭게 구는 사람은 없다.
<초3adhd일기 2024년9월8일_아버지 학교>
아빠 어제가 아버지 학교 끝나는 날이다.
어제는 특별히 아빠 아버지 학교 마지막 날 이라서 엄마도 같이 갔다.
나는 강당에서 놀았다.
나는 어제 4시간동안 놀았다.
아빠가 어제 아버지 학교가 늦게 끝났다.
아빠가 첫째주에는 유혹에 대해서 배웠는데 그 유혹중에서 5가지 있는데 1개가 좋은 거고 4개가 나쁜 것이다.그리고 자기 소개도 했다.둘째주에는 조금 쉬웠다. 셋째주에는 조금 쉬운 거 했다.넷째주에는 자기 소개도 하고 꽃다발도 받았다.
<초3adhd일기 2024년9월9일_동생 잃어버린 날>
동생이 어제 엄마를 잃어버렸다.
어딜로 갔나면 사진창고 지나서 은행나무까지 갔다.
그냥 집에 오면 될 것을 말이다.
동생은 집을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30분만에 겨우 찾았다.
동생은 엄마 전화번호도 모른다.
편의점에서 기다려도 된다.
엄마 잃어버렸으면 모르는 사람한테도 전화 해 달라고 해야 한다.
엄마가 겨우 찾았다.
엄마가 동생이 사라져서 00아라고 100번도 넘게 입 아프게 불렀는데 겨우 찾았다.나는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는 장난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동생이 없으면 온 가족이 다 걱정한다. 00이도 놀랬다.
<초3adhd일기 2024년10월9일_와일드 로봇>
아빠랑 동생이랑 와일드 로봇을 보고 왔다.
거기에서 기쁜 장면과
슬편 장면과
희망과
희생이 다 섞어서 나왔다.
무서운 장면만 있는 것도 아니고
슬픈 장면만 있는 것도 아니다.
다 섞여서 나온다.
오늘 동생은 울었다.
너무 감동적이여서 그랬다.
우리 가족에겐 매일 하는 스몰 의식이 있다. 소등하고 누워서 잠들기 전 서로 돌아가며 몇 가지 질문과 대답을 한다.
오늘 재미있었던 건?
엄마: 오늘 도서관에서 영화 보고 왔는데 그게 감동적이었어.
아빠: 그냥 호수랑 호반이랑 학교 잘 다녀온 것.
호수: 아까 루미큐브 했던 것.
호반: 오늘 유치원에서 엄청 큰 이글루를 만들었는데 그게 재미 었었어.
오늘 감사했던 건?
엄마: 코로나 후유증이 별로 심하지 않은 것 같아. 잔기침만 있어서 감사해.
곧이어 아빠 호수 호반이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한다.
이 두 가지를 꼭 질문하고 대답하고... 세 번째 질문으로 여행 가고 싶은 곳이나 서로 장점 말해주기나 오늘 무슨 꿈꾸고 싶어 등 질문에 돌아가면서 소소한 이야기를 한다. 한 사람이 한 가지씩 대답한다. 처음에는 좋은 잠들기 습관이다 생각해서 의식적으로 했는데, 지금은 눕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이야기한다. 잠자기 전 대화는 우리의 마음을 열어준다. 그렇게 마음이 열리면 몇 마디 덧보태는 날도 있다.
"어제 유치원에서 만들기 했는데 그게 덜 말라가지고 오늘도 못 가지고 와서 너무 속상했어." 어제 아이는 하교할 때도 시무룩하게 그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속상하다고 울기까지 했다. "속상했구나 음... 덜 말랐으면 음... 그럴 수도 있지 나중에 마르면 선생님이 주실 거야" 하고 말해주고 넘겼는데 아이한테는 무척이나 소중한 일이었나 보다. 오늘 유치원 아이들의 졸업식 겸 수료식날이다. 그 만들기가 무엇이었는지 아이한테 물어보고 선생님한테 언제쯤 집에 가져올 수 있는지 살짝 여쭤봐야겠다.
하루가 뭐 그리 바쁘고 고단한지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웃어줄 시간도 참... 없다. 이렇게 스몰 의식을 하다 보면, 마음과 마음이 잠시 이어진다. 슬며시 서로의 속내를 드러내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 끝에는 하루도 평안으로 이끌어 주신 주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을 절로 고백하게 된다.
가족들은 따끈하게 데펴진 마음으로 서로에게 "잘자, 굿 나잇" 인사를 나누고, 달콤한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