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끄적이는 것을 좋아했지만,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작가 하면 '신춘문예', '등단', '출간'이란 단어들이 떠오르면서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만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본적인 읽기 쓰기 능력만 있다면,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특별한 재주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나이도, 성별도, 외모도, 성격도 중요치 않은 일이라니. 세상에 이렇게 좋은 일이 또 있을까.
글쓰기 실력은 논하지 않겠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재능'이 없어도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노력으로 성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재능'은 그저 기술을 습득하는 속도일 뿐 크게 중요치 않다. 꾸준히 지속하는 열정이 있으면 된다.
작가란 어떤 사람일까. 작가는 문학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이다.
글을 쓰는 작가는 글로써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고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 지혜를 나누기도 하며 때로는 어떤 현상을 비판하고,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작가'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작가'와 혼동하는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간단하게 구분하자면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고 저자는 책을 낸 사람이다. '책을 냈으면 다 작가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안다. 그 둘의 차이를.
작가가 아니어도 책을 낼 수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어 다른 사람을 성장하게 도울 수 있다면 말이다. 작가는 저자가 될 수있지만 모든 저자가 작가는 아니다.
요리사가 요리책을 낼 수 있고, 경제학자가 경제책을 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책을 낸 모든 사람들의 본업이 작가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진다. 그러니 '저자'와 '작가'라는 말을 잘 구분해서 쓰자. 모든 저자를 '작가'라고 부르는 것은 오로지 글을 쓰는 것만 생각하며 살아가는 '작가'들에게 미안한 일이다.
작가는 문학작품의 형식에 들어가는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이다. 자신이 쓴 글을 읽어줄, 자신의 글을 기다리는 독자가 있는 사람이다. 책을 내지 않았어도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을 돌보는 것 외에 하루종일 읽고 쓰는 나는 이미 '작가'이고, 내가 펜을 내려놓지 않는 한 나는 계속 작가인 것이다.
작가 하면 '시'나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대부분인데, 문학작품에는 수필(에세이)이 들어간다. 일기를 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수필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 그러므로 '작가'라는 직업을 너무 어렵게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전하고 싶다.
브런치에서 작가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소설, 시, 수필 등 문학작품의 형식을 가지고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을 작가로 선정하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쓴다고 그 사람을 '작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브런치는 작품이 될 글을 쓸 수 있는 '작가'혹은 '예비작가'를 찾는다.
'정확한 심사기준이 무엇인가?' 하며 작가선정 기준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름대로의 기준을 통과하여 글을 쓴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수많은 사람들이 계속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곳, 내 글을 읽어주는 이가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곳.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지 글을 쓸 수 있는, 수많은 글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선택된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는 곳이라는 특별함. 브런치는 그런 공간이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고 이야기하면 다들 묻는다. '책 내는 거야?', '글 쓰면 수입이 생겨?' 나는 그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당당하게 답한다. '아니! 그냥 글 쓰고 싶은 사람들이 글 쓰는 곳인데?' 그렇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빠르게 식는다.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걸까? 돈을 벌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것일까? 수입이 없으면 작가라고 할 수 없는 건가? 이런저런 생각이 들지만 결론은 하나다. 나는 계속 브런치에 글을 쓸 것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쓸 수 있는 곳, 퍼스널 브랜딩의 시작이 되는 곳, 진정한 나, 나다운 나를 만나는 곳이기에 많은 시간을 쏟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브런치에서 글을 쓰면서 '진정한 나'를 만나고, 나다운 삶을 살아가려 노력한다.
그보다 좋은 것이 뭐가 있을까. 그러므로 브런치에서 붙여준 작가라는 이름을 마음껏 즐기자. 우린 이미 작가다. 작가로서 수입이 없는데, 출간을 한 적 도 없는데, 읽어주는 독자도 별로 없는데 작가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한다면 오래 글을 쓰지 못할 것이고, 정말 작가라고 불릴 수 없을 것이다.
나부터 나를 작가로 인정하지 않는데 누가 작가라고 생각해 주겠는가.
'브런치 작가는 작가가 아니다'라는 말에 주눅 들지 않겠다. 나는 100명 이상의 독자가 있는 어엿한 작가다. 남이 인정해 주면 더 좋겠지만 '진정한 작가'는 스스로 작가라고 생각하고 글을 사랑하며, 꾸준히 쓰고 성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나의 목표는 내 이름 석자가 쓰여있는 책을 한 권 내는 단순한 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작가의 마인드로 글을 쓴다. 죽기 전까지 글을 쓰는 삶을 상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일을 하더라도 펜을 놓지 않을 것이다. 꼭 수입이 있는 일을 본업이라고 해야 하는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나의 본업이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일터로 내쫓길지라도 나의 본업은 작가일 것이다. 그 마음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글을 쓴다. 나는 '작가'다!
브런치 작가님들! 오늘도 글을 쓰며 행복 느끼셨나요? 생업에 밀려 글을 쓰지 못하는 날도 있겠지만 '나는 작가다'라는 생각을 항상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브런치에 글을 쓴 지 세 달 차인데 구독자가 120명이 되었어요. 다음메인에도 네 번이나 올라가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다 독자님들 덕분입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구독자가 1000명이 되더라도 초심 잃지 않고 항상 진솔한 글,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주는 글, 힘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