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후 우울증을 진단받다.

그 흔한 건강검진에서 우울증을 진단받다.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일기를 브런치를 빌려 써보고자 한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는, 밝아 보이는 내가 우울증을 진단받기까지의 과정을 써보고자 한다.


2023년 12월, 이직을 했다.


남자같이 털털하고 섬세하지 못한 성격 탓에 성장 과정에서 여자집단과 맞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고,

상사를 욕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첫 직장에서는 언니들에게 미움도 많이 받았다.

7년을 버틴 직장의 끝은 더 이상 이곳에서 배울 게 없다는 생각이었고,

남초 직장으로 이직을 했다.


두 번째 직장은 남초 집단이라 너무나도 문제없이 편안한 감정을 느끼며 회사를 잘 다녔다.

여자 선배들도 털털한 성격이어서 정말 편했다.

흔히 말하는 여자들의 섬세한 감정을 터치하지 않아도 잘 지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렇지만 마찬가지로 일에 대한 갈증,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


그러던 찰나에 세 번째 직장에서 Offer가 왔다.

이곳에서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지금 직장은 사실 연봉 때문에 이직을 결정했다.


모든 팀원이 여자인 것이 너무나도 무서웠고,

거기다 직장생활 10년 차에 막내로 들어간다는 것도 무서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만 원 이상의 연봉 차이에 내가 언제 연봉이 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내가 더 노력하면 여초 직장에서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게 내 오만이었고, 나의 착각이었다.

매일매일이 지옥이었고, 눈물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텼고,

그 끝에 2025년 병을 얻었다.


2025년 4월,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 흔한 국가검진이지만 선택사항에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검사가 있어서 신청을 해봤다.

스트레스가 높겠지... 그 정도로만 생각하고 신청을 했다.


하지만 결과지는 내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우울감이 꽤 높은 편이에요. 회사가 힘드신가요?”

의사가 아주 대수롭지 않게, 우울증이 있으니까 회사 밖에서 취미를 찾아보라고 했다.


너무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해서 이게 큰 게 아닌 건가? 생각했지만,

이내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인생 건강검진 중에 우울증이라는 건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마음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섬세하고 조용히 SOS를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