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로 설레고 기다리게 만들었던 시간이 끝났습니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데, 이제야 '낭만닥터 김사부'를 아들과 함께 시즌1부터 시즌3까지 정주행을 했습니다.
사춘기 아들과 드라마를 함께 보며 이야기하니 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김사부에는 '하자가 있는 사람'(저의 표현이 아니라 드라마에서 쓴 표현)이 김사부를 만나 오히려 더 나다움을 찾고 멋지게 살아가는 모습이 나옵니다.
하자가 아니라 상처라고 그래야죠.
그리고 그 상처는 나한테든 당신한테든 있는 거고요
이 부분을 보며 상처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타인이든 자신에 대해서든 상처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상처 때문에'라고 보는 부정적인 시각이고, 하나는 '상처 덕분에'라고 보는 긍정적인 시각입니다.
퍼스널 브랜딩에서의 상처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어릴 때에도 어른 자전거를 탈만큼 잘 탔지만, 지금은 자전거를 타지 못합니다.
대학교 때 MT에 가서 자전거를 탔는데, 맞은편에 초보 운전의 어린이와 마주했는데 부딪힐 것 같은 순간에 제가 방향을 틀어서 넘어졌습니다.
청바지가 찢어지고 체인이 살을 파고 들어서 지금도 다리에 상처가 살짝 남아있습니다.
그 사고 이후로 저는 자전거를 타지 못합니다.
몸이 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 마음이 타지 못하는 것이겠죠?
자전거에 올라타면 그 사고가 생각이 나서 두려운 마음이 가득해집니다.
언젠가는 깨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지만 딱히 자전거를 못 탄다고 불편함이 있는 건 아니라서 아직도 못 타는 상태로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상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극복하지 못한 상태로 20년이 넘도록 살고 있는 것이죠.
자전거도 못 타는 사람으로요..
저의 또 다른 상처를 공개하겠습니다.
어릴 때 장래희망을 쓰라면 일편단심 '화가'라고 쓸 만큼 미술을 좋아했습니다.
뻔한 스토리처럼 들리겠지만, 가정 형편 상 미술에는 발도 들여보지 못하고 초등미술로 졸업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디자인도 전공하지 않은(컴퓨터 프로그램 전공)채로 지금까지 디자이너로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것이 콤플렉스가 되어 디자인에도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부하고 책 읽기를 쉬지 않았습니다.
나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제가 얻은 것이 더 많았습니다.
우선 계속 공부하기를 쉬지 않아서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많이 읽게 되니 지금도 독서가 저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아서 어려운 단어가 저에게도 익숙하지 않으니, 초보자에게 디자인을 가르쳐주며 강의할 때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고도 23년간 디자이너로 살아왔다는 것 자체로 누군가에게 도전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제가 애정했던 김사부로 돌아오겠습니다.
김사부 주변에는 나름대로 상처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곳에서는 그 상처 때문에 하자가 있는 사람으로 여겨 다시는 그 일을 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김사부를 만나서 상처가 오히려 가슴 따뜻하고, 그 사람 나름대로의 자신의 이야기와 삶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변화됩니다.
자, 이제 우리도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퍼스널 브랜딩의 과정에서 나의 상처를 다시 바라봅시다.
나는 나의 상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하자로 바라보며, 상처 때문에 못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는지...
제가 자전거 사고 이후 지금까지도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아니면, 상처가 오히려 내 인생에 다른 사람은 가지지 못한 특별한 이야기로 보고 있는지...
오히려 상처 덕분에 나에게 다른 실력이 생긴 것은 아닌지...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디자이너라는 브랜딩이 생긴 저의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상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상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문제인 것 아닐까요?
사실..
상처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그렇게 바라보는 나 때문에
상처는 또 상처받았는지도 모릅니다.
결핍이 내재되어 있는 사람은 그 결핍과 열등감을 가진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입니다. 열등감이 있는 사람이 그것ㅇ르 극복하기 위해 하는 일에는 강력한 실행의 동기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 일을 포기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이들은 그것을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적의식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114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