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은 영화를 정말 많이 좋아하는데, 수많은 영화 중 인생 영화로 꼽는 영화가 있습니다.
Back to the Future
1985년에 나온 이 영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와 관련된 물건을 보면 아이처럼 사고 싶어 할 정도입니다.
남편이 애정하는 영화이라서 저도 몇 번 영화를 다시 봤는데, 그때마다 "나는 언제 어디로 날아갈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영화에서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미래와 과거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 나옵니다.
영화에서처럼 우리는 미래로 날아가 볼 수는 없지만, 과거로는 날아가 볼 수 있습니다.
매일 똑같은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영화의 한 장면처럼 특별한 날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순간들 중에서 유난히 특별한 일이 있거나 특별한 감정이 들었던 순간 말이죠.
지난날을 돌아보며 의미 있는 순간을 다시 꺼내본다면, 그날과 지금의 나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좋았던 날이든 힘들었던 날이든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준 무언가가 있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요 좋았던 순간보다 힘들었던 순간을 먼저 마주해 봅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 하나를 뽑자니 오히려 어렵습니다.
힘들기만 했던 순간은 없어서요.
저는 감사하게도 힘들었던 과거가 재해석이 되어 의미 있는 과거로 많이 변했거든요.
고2, 고3 한창 사춘기이고 공부해야 하는 때에 IMF가 터져서 부모님은 너무 힘들어하셨고, 점점 작고 지하로 내려가는 집으로 이사를 가야 했습니다.
학생인 저는 가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많이 걸었고, 많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믿는 하나님을 그때 가장 깊이 알게 되었던 순간이기도 하고요.
혼자 생각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힘을 키우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많이 힘드셨을 순간이지만, 저에게는 가장 힘든 시간은 아닌 것 같아요.
대학생 때 야간학생조교로 일을 하면서 학교에 다녔습니다.
주간에는 대학생으로 공부하고, 야간에는 야간학생들을 위한 학생조교로 일을 한 것이 첫 직장생활이었습니다.
처음 1학년 1학기에 다른 과 학생조교로 일을 할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
막차를 타기 위해 매일 밤 뛰었고, 집으로 가는 길 울면서 언덕을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도 돌아보면 저에게는 훈련이 되고 많은 것들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욕이 튀어나올 만큼 힘들어도 어쩔 수 없이 버텨야 하는 인내를 배우게 되었고,
학과사무실에서 하는 행정일을 보며 정리와 계획에 대한 것을 실전에서 배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첫 직장이 가장 힘든 직장으로 꼽히니, 그 이후 어떤 회사라도 그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드니 저의 견딤의 기준을 높게 잡아줘서 감사하죠.
이렇게 어려운 시간들은 나에게 지금까지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치 하나를 남깁니다.
그것을 발견하면 어려웠던 순간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재해석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어렵다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오늘도 있었다는 건 안 비밀~)
지금 당장 재해석이 되지 않는다 해도 시간이 지나서 꼭 재해석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래야 아프고 힘들고 했던 순간들이 더 이상 나에게 상처로, 불만으로 남아 있지 않게 될 테니까요.
사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한참 생각을 했습니다.
소소한 행복이 아니라 내가 크게 좋아하고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을 찾으려니 다양한 순간들을 생각해 보고 골라야 했습니다.
처음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 강의를 했던 것은 2003년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강의안을 만들고, 긴장함으로 강의 시간을 기다렸던 날이 어느덧 20년 전이네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강의하기 전까지는 손이 차가워지고 땀이 날 만큼 떨리고 긴장이 되는데, 딱 강의가 시작되면 긴장이 풀렸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라 해도 저를 선생님이라 부르시는 분들이 하나하나 알아갈 때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 행복했습니다.
저는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기술인데, 강의를 통해 알려드리면 신기한 기술이 되니 뿌듯하고 자존감도 올라갔습니다.
주로 포토샵 강의를 많이 했었고, 스마트폰이 나온 뒤로는 스마트폰 사용과 sns활용에 대해서도 강의를 했습니다.
특히 여고생들 앞에서 강의를 했을 때에는 엄마의 꿈을 이뤄드린 것 같아 사진을 찍어 보내드리기도 했습니다.
엄마는 제가 학교 선생님이 되길 원하셨지만, 저는 선생님이 되기 싫었거든요.
그런데 예쁜 여고생들 사이에서 실습도 봐주고, 끝나고 다가와 다음에도 또 와달라는 말에는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항상 오프라인으로만 강의를 하다가 코로나 덕분에 온라인 강의를 도전했습니다.
익숙하지도 않은 줌을 통해 강의를 하려니 오프라인 강의보다 훨씬 긴장되었습니다.
그런데 강의가 끝나고 자신의 마음에 생긴 변화를 리뷰로 남겨주신 분들을 보며 온라인 강의를 계속해야겠다 다짐했습니다.
1대 1 코칭을 통해서도 코칭을 받기 전과 받고 난 후의 표정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했습니다.
저는 강사로 살고자 했던 마음은 없었지만, 행복한 순간을 돌아보니 누군가에게 나의 지식을 알려주고 도움을 받은 사람의 표정을 볼 때 행복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 행복함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도록 저의 브랜딩 방향을 정했습니다.
변화를 주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는 강사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