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담 Oct 09. 2021

너의 우주가 될게 #D+130

반짝이는 별이 되어줘

복덩이가 벌써 130일이라니!


육아가 처음이라 당황했던 초보아빠엄마도, 갓 세상에 태어나 적응하느라, 또 열심히 크느라 복덩이도 힘들었던 생후 30일까지의 신생아 시절이 벌써 100일이나 지났다는게 새삼 놀라운 오늘이다.


매일 다른모습의 복덩이를 볼 때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이렇게 잘 자라주는것이 뿌듯하기도 하고, 얼른 빨리 컸으면 좋겠다가도 너무 빨리크는거같아 아쉽기도하다. 눈에 많이많이 담아둬야지 우리 아기복덩이.


최근 나와 남편의 생일이 있었다. 일주일 정도 차이나는 남편과 나의 생일. 결혼 전 연애시절과 복덩이가 태어나기 전 신혼시절엔 우리의 생일이 있는 근 일주일간은 우리만의 파티기간으로 흠뻑 젖어 여행도 다녀오고 친구들과 가족들과 신나게 즐겼던거 같은데, 이번 생일은 처음으로 특별한 이벤트없이 조촐히 보내었다.


물론 남편은 늘 그랬듯 내가 좋아하는 케잌과 와인을 사다주고 사랑한다고 생일축하한다고 듬뿍 말해주는 행복한 생일이었지만, 어느 날과 다름없이 하루종일 복덩이를 케어하고 남편의 퇴근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던 나는 남편이 오자마자 바로 넋다운..*.* 오빠는 당연히 초도불고 노래도부르자 하였지만 나는 "오빠 그냥 케이크만먹고 나좀 누울게..ㅋㅋㅋ 생일초 불 힘도없어 좀 누워있다나올게 이게 내가 원하는 생일선물이야" 하고 뻗었더랬다.


오빠는 정말 서운하지 않겠냐며 혹시나 벌써 서운한건가 내 기분을 살피며 확인하였지만 4개월차 원더윅스가 찾아온, 또 부쩍 몸무게가 늘어버린 복덩이를 하루종일 안고 어르고 달래며 하루를 보낸 나는 휴식이 최고의 선물이었다.


며칠 뒤 있었던 오빠의 생일에도 내 생일과 별반 다르지 않게 평범한 하루을 보냈다. 서로를 만나 연애를하고 결혼을하고 보낸 몇 번의 생일 중 올해는 특별한 여행도 깜짝 이벤트도 놀랍다할 선물도 없는 생일이었지만, 오빠와 나는 케잌을 나눠먹으며 가장 꽉 찬 생일이라 서로가 약속한 듯 똑같이 얘기하였다. 작년의 오늘엔 '내년부턴 둘이 아니라 셋이서 생일을 보내겠지?' 얘기하던것이 이루어졌고, 특별한 여행지가 아니지만 복덩이가 찾아온 우리의 집은 어느 곳보다 특별한 곳이 되었다. 특별한 이벤트나 선물보다 복덩이가 오늘 우리에게 보여준 미소는 최고의 선물이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이벤트이며, 어느덧 복덩이는 신생아 시절을 벗어나 100일을 훌쩍 넘긴 형아가 되어 생일 케잌을 나눠먹는 우리의 옆에 나란히 앉아있을 수 있고, 우리가 먹는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며 침을 주륵 흘리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귀엽다고 깔깔 웃을 수 있는 행복한 생일이었다. 셋이서 보내는 첫 우리의 생일이 얼마나 예쁘고 귀하고 감사했던지 모른다.


셋이서 보낸 우리의 생일. 어찌보면 평소와 같이 육아에 지쳐보낸 하루 같았지만, 지나고 보니 복덩이와 함께하는 꽉 찬 하루하루가 매일이 생일이고 특별한 날인 것 같다.


요새 공포의 4개월차 원더윅스를 맞아 성장통으로 매일 크느라 힘들 복덩아. 엄마가 더욱 사랑으로 보듬어야하는데 힘들다고 세심하게 못 챙기는 부족한 엄마인것같아 너무 미안해. 너에겐 엄마아빠가 전부일 시기일텐데.


엄마아빠가 더 노력해서 복덩이는 그저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게 크고 편안한 우주가 되어줄게, 너는 지금처럼 그저 예쁜 별처럼 반짝여줘. 매일매일 더 더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한다.


사랑해 복덩아 :)

P.S 얼마 전 복덩이의 100일 스튜디오 촬영을 하고왔다. 차타고 먼 곳 까지 가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옷도 갈아입고 촬영하느라 힘들었을텐데 너무 예쁘게 잘 촬영하였다. 돌아오는내내 남편에게 복덩이는 모델이나 연예인을 시켜야겠다고 얘기하였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도치맘인가보다..ㅋㅋㅋ

작가의 이전글 예방접종 다녀오기 #D+12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