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자-4.세 번째 증인: 예수 그리스도 - 사랑과

4. 세 번째 증인: 예수 그리스도 - 사랑과 대속

by 김준호

"신이시여. 당신의 질서와 깨달음은 인간의 책임을 논했습니다.

이제 당신이 인류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사랑'의 증인을 불러주십시오. 그 사랑이 인간의 고통을 정당화하는 가장 교묘한 도구가 아니었는지 확인하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이 재판정에 세우십시오!"


"좋다. 너는 나의 사랑이 기만적인 통치술이라 의심하는구나. 내가 보낸 대속(代贖)의 증인을 보아라. 그의 희생이 너의 모든 질문에 답하게 될 것이다."


흰색의 공간 한가운데에, 순수하고 눈부신 빛과 동시에 끔찍한 고난의 흔적인 십자가가 교차하며 숭고한 존재가 나타났다.

예수 그리스도는 수많은 상처와 십자가의 흉터를 지닌 채 서 있었으나,

그의 눈빛은 우주 전체의 슬픔을 끌어안는 듯한 무한한 연민을 담고 있었다.

그의 존재는 이 비존재의 영역에서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가장 신성한 모순 그 자체였다. 그의 주변에서는 마치 수많은 영혼들의 기도와 찬양이 희미한 소리처럼 울려 퍼지는 듯했다.


"아버지시여, 이 영혼은 왜 저의 희생을 거부하고, 고통 속에서 홀로 단절을 선택했습니까? 저의 사랑이 그를 구할 수 없었단 말입니까?"


예수는 신을 '아버지'라 칭하며, 모든 문제가 관계의 단절에서 비롯되었음을 명료하게 천명했다.

나는 격렬한 의식을 그에게 투사하며 나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진실로 사랑이라면, 왜 당신의 십자가는 인류에게 영원한 죄책감과 부채감을 안겨주었습니까? 당신의 대속은 인간의 죄를 용서한 것이 아니라, 신에 대한 영원한 종속 계약을 맺게 한 가장 교활한 수단 아닙니까?

'나를 믿지 않으면 영원한 심판'이라는 최후통첩이 어찌 자유로운 사랑일 수 있습니까? 당신은 고통을 끝낸 것이 아니라, 고통을 신성한 것으로 만들어서 인간에게 영원히 감수하게 만든 공범입니다!

당신의 사랑은 결국 두려움 위에 세워진 폭력적인 믿음이 아닙니까?"


예수는 그 모든 격렬한 비난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의 눈에서 흐르는 듯한 빛은 나의 분노를 식히는 듯, 부드럽게 공간을 감쌌다. 그의 목소리는 인류의 모든 역사를 관통하는 듯한 웅장함을 지녔으나, 나의 영혼만을 향한 개인적인 위로처럼 느껴졌다.


"나의 사랑은 너희의 자유 의지를 조금도 훼손하지 않았다. 나는 너희에게 선택을 주었다. 너희는 스스로 나와의 연결을 끊는 단절의 죄를 선택했고, 그 결과 너희는 고독과 불합리라는 고통의 순환 속에 갇혔다. 염라대왕이 말한 법칙은 그 단절의 결과이며, 부처가 말한 집착은 그 단절 속에서 너희가 외부로 투사한 결핍이다.

나는 너희의 모든 죄와 단절을 내 육신에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혔다. 나의 희생은 너희에게 빚을 지우기 위함이 아니라, 너희의 모든 빚을 탕감해 주기 위함이었다.

그 계약은 종속 계약이 아니라, 잃어버린 아들과 아버지의 영원한 화해 계약이다. 나는 너희의 고통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희와 함께 고통을 겪기 위해 이 땅에 내려왔다.

나의 십자가는 신이 인간에게 자유를 주었음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영원한 선언이다."


"하지만 당신의 구원은 너무나 불공평합니다! 당신을 알지 못하고 죽은 수많은 이들은, 그저 당신이 보낸 메시지를 듣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영원히 심판받아야 합니까? 당신의 사랑은 정보와 환경에 따라 편차를 보이는 우연적 자비에 불과합니까? 당신의 자비는 왜 모두에게 공평하게 미치지 못했습니까?

신이 전능하다면, 왜 당신이라는 '순교자'를 내세워 인간에게 영원히 갚을 수 없는 빚을 지우려 했습니까?

왜 용서라는 단순한 행위를 당신의 처절한 희생이라는 '대가'로 치르게 했습니까?"


나는 약자들의 부조리한 운명을 들어 그의 논리를 공격했다.

예수는 고개를 저으며, 더욱 깊은 통찰을 내놓았다.


"나의 사랑은 너희가 생각하는 유한한 시간과 공간의 경계에 갇히지 않는다.

나의 메시지는 말이나 경전으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모든 인간의 심장 속에 빛으로 존재했으며,

너희가 나의 이름을 알든 모르든, 진정한 사랑과 자비를 행하는 모든 이들은 이미 나의 본질에 연결되어 있었다.

너희가 'Against God‘을 외치며 고통스러워했던 순간은,

사실 너희의 영혼이 창조주에게 돌아가고자 하는 원형적인 갈망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의 분노는 나를 대적하는 행위가 아니라, 너를 창조한 아버지에게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었던 고독한 아이의 최후의 절규였다.

나는 너의 외로움을 알고 있다."


"당신의 말이 맞다면, 신은 인간에게 자유라는 폭탄을 던져놓고, 그 폭발의 결과(죄와 고통)를 수습하기 위해 당신을 희생시킨 가장 무책임하고 잔혹한 설계자일 뿐입니다! 당신의 희생은 이미 고통이 발생한 '후'의 대책이 아닙니까?

신은 고통의 창조자이자 수습자라는 모순 속에서 자신의 전능함을 증명하려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십자가는 신의 사랑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인간에게 가한 '도덕적 폭력'의 상징입니다!

나는 당신의 고귀한 희생에 감사하기보다, 그 희생을 강요하고 그 대가를 통해 인간을 영원히 종속시킨 신의 잔혹한 설계에 분노합니다!"


예수는 그의 손에 난 못 자국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 자국은 끔찍한 고통의 상징이었으나, 동시에 영원한 치유와 연결의 관념을 품고 있었다. 그 상처는 이 절대적인 공간에서조차 가장 아프고 뜨거운 진실처럼 빛났다.


"나는 너희의 고통이 불합리하다고 느꼈던 순간, 이미 그 고통의 최전선에서

너희를 대신하여 죽고 있었다. 너의 투쟁은 나의 사랑을 발견하기 위한 가장 긴 우회로였다. 내가 너희에게 요구한 것은 믿음이 아니라, 너의 영혼을 나에게 열어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었다.

나의 존재는 신의 독재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가 피조물의 자유를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절대적인 사랑의 약속을 온몸으로 증언하기 위해 여기에 섰다.

나의 십자가는 세상의 모든 불합리함과 고통을 신이 직접 짊어졌다는 최후의 증거이며, 너의 모든 고통은 이 사랑을 거부한 데서 비롯된 영혼의 외로움이었을 뿐이다."


예수의 길고 서정적인 증언은 나의 가장 깊은 곳, 분노의 근원에 자리한 사랑받고 싶었던 결핍을 정면으로 관통했다.

예수의 숭고한 사랑과 희생의 빛이 사라지자, 나는 깊은 침묵 속에서 사색했다. 숭고했던 나의 투쟁은 결국 내가 스스로 만든 고독과 단절의 결과였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하지만 나의 의식(Ego)은 여전히 이 모든 것을 종교적 신념의 영역이 아닌, 인간 정신의 객관적인 법칙으로 분석하고, 나의 투쟁이 무가치하지 않음을 증명받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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