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붉은 끝동] 줄거리와 관전 포인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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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궁녀인 성가 덕임입니다.
제 주인은 동궁이옵고, 맡은 소임은 동궁의 서가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동궁: '왕세자'를 달리 이르는 말. 세자가 거처하는 곳이 궁궐의 동쪽에 있던 데서 유래한다.
*서가: 문서나 책 따위를 얹어 두거나 꽂아 두도록 만든 선반
모두가 궁녀의 소원은 임금님의 승은을 입어 후궁이 되는 것이라 말하지만,
저는 그보다 동무들과 지내는 하루하루가 무척이나 소중하고, 소중합니다.
소일거리로 저는 동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필사를 하면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꽤 괜찮습니다.
이 돈을 모아서 오라비의 뒷바라지를 할 것입니다.
조용하고 모든 것이 평온한 날들이었습니다.
"이제 아무도 찾지 않는다지만
이곳은 세손 저하의 것이며,
저 또한 세손저하의 사람입니다.
아무리 겸사서라 하시더라도
이곳은 함부로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겸사서: 조선시대 관직, 세자에게 사서(四書)와 경서를 가르치는 일을 맡아보았다.
분명 자신을 겸사서라 한 그분은 어딘가 이상합니다.
제 동무들이 겸사서 나으리는
이상합니다.
저분은 겸사서라 하셨는데, 왜 주상전하께 죄를 청하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죽은 목숨입니다...
"소인의 주인이신 세손저하께
무례를 범했으니, 그 죄는 소인의
목숨으로도 값을 치르지 못하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피식)
"??"
아무리 세손저하시라지만 너무하십니다.
벌써 몇 번째 반성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마음에 드실 때까지 써야겠지요.
서상궁마마님께서 이야기해주셨는데요.
모시던 웃전이 궐 밖으로 나간다면, 그를 모시던 아랫사람들은 더 이상 궁궐에서 살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어찌되는 것일까요?
한 가지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제가 사모하는 사람은 바로 세손저하이십니다.
제 동무들에게만 말했던 것인데, 절대 비밀 지키셔야 합니다.
세손저하는 아직 큰 힘을 가진 주상저하가 아니시기에,
풍전등화와 같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때가 많으세요.
*풍전등화(風前燈火) : 바람 앞의 등불이라는 뜻으로, 사물이 매우 위태로운 처지에 놓여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한낱 궁녀인 제가 저하께서 보위에 오르시는 날까지 지켜드리기로요.
비록 미천한 신분이지만 성심을 다할 것입니다.
*성심(誠心): 정성스러운 마음
하지만……
제가 정말 저하를 지켜 드릴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저의 삶 또한 지킬 수 있을까요?
옷소매 붉은 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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