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는 의사셨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지식과 어머니 로즈의 섬세함을 물려받았어요. 아버지를 따라 저도 의사의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술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어요.
저는 더 이상 아버지가 없다고 해서 슬프지는 않아요.
로즈가 돈 많은 목장 주인이랑 재혼을 하게 되었어요. 로즈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 행복할까요?
마침 방학이라 오랜만에 만난 로즈.
아름다웠던 로즈가 바싹 말라가고 생기마저 잃었네요. 술에 절어 있는 건 또 뭐고요.
조지라는 이름의 새아버지는 무난해 보였어요. 로즈에게 잘해주는 것 같은데...
사사건건 로즈 신경을 건드리는 필. 그에 대해 자세히, 그리고 은밀히 관찰하고 공부해야겠어요.
필은 '라떼는 말이야'를 쉬지 않고 말했어요. '브롱코 헨리는 말이야'를 덧붙여 말하기를 좋아했죠.
지긋지긋한 그 이름.. 그가 나를 지금의 카우보이로 만들었다면서 매우 존경했죠.
필은 예전에 우리 가게에 밥 먹으러 온 적이 있었죠.
그때 느껴지던 살벌한 분위기, 총이나 칼이 아니라 혀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서운 사람이었어요.
한 마디로,
그와 말을 섞으면 해박한 지식과 상대가 되지 않는 말주변에 압도당하고 말아요.
로즈는 그날 필의 무례한 태도에 몰래 눈물을 훔쳤답니다.
제가 며칠 곰곰이 지켜보니까, 필은 로즈를 교묘하게 가지고 노는 것 같았어요.
아주 자기가 이 동네에서 제일 잘 나가는 줄 안다니까요.
잘 보여야 하는 자리에서 개망신을 주고. 일부러 면박주려는 완벽한 시나리오를 짜는데 선수 같아 보였어요.
기분 나쁜 눈빛, 은근한 압박과 교묘한 행동이 집안 가득 차 있었죠.
시어머니도 안 하는 구박과 멸시를 로즈가 받아야 하는 이유도 딱히 없어요.
그래요, 저는 모든 정황을 파악했고, 필에게 복수를 할 겁니다.
필의 약점을 제가 잡았거든요.
필은 찔러서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이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 엄청난 비밀을 숨기고 있었어요. 두고보세요.
다른 아티클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