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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SU Nov 30. 2019

<듄>영화감독 드니 빌뇌브, 그 탁월함에 대하여

에디터SU의 쉐어컬쳐


안녕하세요. 에디터 SU입니다. 




영화는 머리를 깎고 있는 한 소년이 화면을 응시하면서 시작합니다. 강렬한 눈빛엔 증오와 분노가 서려있습니다. 앞으로 벌어질 충격적인 상황에 대한 복선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출신의 감독인 <드니 빌뇌브, Denis Villeneuve>는 영화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 <컨택트>, <블레이드 러너 2049>까지 연출한 현재 헐리우드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감독 중 한 명입니다. <드니 빌뇌브>는 어린 시절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들을 연구하며 감독이 되기로 결정했다고 하죠. 아마 <컨택트>역시 스필버그 표 외계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리라 생각되는데요. <드니 빌뇌브>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드라마와 액션, SF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르 기저에는 숨 막히는 서스펜스가 항상 함께하고 있습니다. 서스펜스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데 천재 감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드니 빌뇌브> 작품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영화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상징과 복선을 통해 긴장감이 절정에 이르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음악(BGM)과 화면을 구성하는 미장센을 통해 철학적인 주제의식을 작품에 잘 녹아들게 하는 것이 <드니 빌뇌브>의 독보적인 장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에서는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 공권력의 어두운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요. 관객의 심장을 조여오는 긴박감, BGM을 통해 전해지는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는 가히 명작이라고 할 만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는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개봉 후 관객과 비평가들에게 극찬을 받게 되는데요. <드니 빌뇌브>는 이 영화를 통해 세계적인 감독으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참고로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의 속편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 제작되지만, <드니 빌뇌브>가 연출을 맡지 않아서일까요? 전반적으로 평이하다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드니 빌뇌브>가 속편까지 연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영화 <컨택트>에서는 미장센을 통해 소통과 화합의 중요성이란 주제를 잘 전달하면서,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SF를 탄생시키게 됩니다. 아마 이 영화 때문에 <블레이드 러너 2049> 연출을 간택? 당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 게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영화 <컨택트>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12개의 쉘과 그들이 보내는 의문의 신호를 15시간 내에 해독하는 과정을 숨 막히는 긴장감과 함께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현실과 회상의 모호한 경계를 오가는 다층적인 구조와 소통의 과정 속에 숨겨진 놀라운 반전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는 영화입니다. 







2017년에 <드니 빌뇌브>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연출을 맡게 되는데요. <리들리 스콧> 감독의 SF 바이블인 <블레이드 러너>의 30년 후의 모습을 담은 작품입니다.  SF와 누아르, 스릴러가 조합되며 원작에서 보여준 특유의 색채와 내러티브를 유지하면서도,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도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연출했는데요. 다만 <블레이드 러너 2049>는 평단의 호평과 달리 너무 긴 상영시간과 느린 호흡 등으로 흥행은 실패하게 됩니다. 하지만 <드니 빌뇌브>의 특유의 긴장감을 정적이며 느린 호흡으로 전개하는 역설적인 연출 방식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최고의 영화라고 평을 내리는데요. 저도 SF 영화가 가지는 정형성을 탈피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드니 빌뇌브>가 연출한 영화 중에서 거의 초기 작품에 해당하는 <그을린 사랑>은 레바논 내전의 도화선이 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극 중에 아들을 찾아 나선 나왈이 탄 버스가 기독교 민병대에 의해 총격을 받고 불태워지는 사건은 실제 레바논 내전의 도화선이 됐다고 알려져 있죠. 또한 기독교 지도자가 암살당하는 장면 역시 레바논 내전 당시 기독교 출신 대통령이 취임 3주 만에 암살당한 것을 영화에서 차용했다고 합니다. 







캐나다에서 공증인(레미 지라드 분)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레바논 출신 이민자 나왈 마르완(루브나 아자발 분)의 사망의 소식을 듣고, 공증인과 나왈의 쌍둥이 자녀 잔느(멜리사 데소르모-풀랭 분)와 시몽(막심 고데트 분)이 만나게 됩니다. 나왈의 유서에는 이해할 수 없는 지시가 담겨 있는데요. 그동안 존재도 몰랐던 아버지와 형을 찾아 각각 편지 1통씩 전달하고 난 뒤에 장례를 치르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아들 시몽은 유서를 전달한 공증인에게 반발하지만, 딸 잔느는 어머니의 뜻을 따라 아버지와 오빠를 찾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나게 됩니다.  어머니의 흔적을 따라 레바논으로 떠난 남매는 베일에 싸여 있던 그녀의 과거와 마주하면서 그 과거의 끝에 있는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을린 사랑>은 금기시되는 인간의 어두운 심리와 초월적인 무질서에 던져진 나약한 인간을 그리고 있는데요. 세대를 거듭해온 민족 간의 갈등이나 종교 간 다툼을 진실과 마주하면서 용서와 화해를 구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드니 빌뇌브>가 연출한 영화 중 <그을린 사랑>이 단연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하는데요. 혹시 못 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를 볼 때마다 시간의 흐름을 느낍니다. 모든 게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느리게 잠깐 멈추기라도 하면 뒤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서는 세상. 내 주변에 사람들이 앞서 나갈 때 나 자신이 그렇게 밉고 싫어지는 세상. 그런 세상 속에서 <드니 빌뇌브> 감독은 자극적이고 빠른 영상으로 표현하는 걸 거부합니다.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독. 그 호흡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호흡과 닮아 있습니다. 왜 헉헉 거려야 할까요? 왜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갑갑함에 익숙해져야 할까요? 스릴러라는 장르와 결합된 서스펜스, SF 장르라는 특수성에서 오히려 더 인간다운 호흡으로 접근한다는 점이 <드니 빌뇌브>를 탁월하게(Remarkable)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헐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드니 빌뇌브> 감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에디터 SU는 다음에 더 좋은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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