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약해서 그래. 그래서, 뭐?

모두에게 친절하지 않아도 괜찮아

by 최샤인


처음엔, 누군가 도아의 피부 상태나 색에 대해 물어오면 “피부병이 있어서 그래요.”라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것이 도아를 위한 ‘당당한 태도’라고 믿었다.


그런데 남편이 말했다. 이 세상에 흑인, 백인, 황인이 있듯 도아는 그냥 홍인(紅人)일뿐이라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설명을 요구받는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냐고. 흑인에게 “왜 까맣냐” 묻는 사람은 없지 않냐고. 그러니 그런 질문은 애초에, 답할 필요도 없다고.


남편의 말이 나를 흔들었다. 굳이 낯선 이들에게까지 “피부병이 있어서요.”라고 설명하는 모습을 보며 자라는 것이, 과연 도아에게 좋은 일일까. 애초에 보통의 기준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그걸 꼭 ‘병’이라 불러야만 하는 걸까.


생각해 보면 나 역시, 낯선 누군가가 내 여드름이나 체형, 혹은 옷차림에 대해 묻는다면 불쾌하게 여기며 자리를 피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도아를 향한 질문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당당하게’, ‘친절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강박에 스스로를 가두었을까.


물론 쳐다보는 시선과 호기심을 막을 순 없다. 보통과 다르기에 눈길이 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궁금해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병이라 정의된 것을 병이라 설명하지 않는다면, 달리 어떻게 설명할까.




도아가 다섯 살이 된 지금, 우리는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피부가 약해서 그래요.”라고 답한다. 제법 자기 의견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된 도아에게도 그렇게 답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무례한 이들에겐 “애도 다 알아들어요. 말 조심하세요.” 때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날카로움도 갖추게 되었다.


“별일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가볍고 뻔뻔한 대처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도아는 호기심 어린 이들을 대하는 엄마의 태도에서 자연스럽게 본인의 대처 방법을 배워갈 것이다. 매사에 과하게 날카롭지도, 지나치게 친절하지도, 억지로 당당해 보이지도 않게. 나부터 그 균형을 잘 잡아가고 싶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있는 그대로 빛나는 도아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전 04화볼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