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매

가장 먼저 다치는 건, 사실 나였다.

by 최샤인


도아가 홀로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쓰럽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그런데 돌아보면, 그건 진짜 내 마음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도아를 앞세워 핑계를 댔지만 사실 시선이 가장 두렵고 아픈 건 바로 나였다. 때로는 위선자 같다는 생각에 자책도 되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상처로 느껴질 때면, 도아를 낳은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잠시 다녔던 상담센터 선생님과의 대화를 떠올리곤 한다.


집에 손님이 올 건데 두렵다는 내 말에 선생님은 어떤 게 두렵냐고 물으셨다. 나는 “도아를 실제로 보고 놀랄까 봐요.”라고 답했다. 선생님은 “지난주에 처음 아이 사진 보여주셨을 때, 제가 어땠던 것 같나요?”하고 되물으셨다. 그러더니 잠시 숨을 고르시곤, “사실 놀랐어요, 많이요. 그런데 오늘 사진 보고는 덜 놀랐어요. 귀엽다는 생각까지 들었거든요.”


이어지는 말이 정곡을 찔렀다. “심지어 엄마인 나조차도 도아를 낳고 처음 본 순간, 놀라지 않았나요?” 다른 사람들이 놀라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잘못된 기대일지 모른다는 말을 덧붙이셨다. 대신 이렇게 생각하면 어떠냐는 말과 함께. '그래, 놀랄 수 있어. 근데 우리 애기 볼매거든?!'




실은 이 말을 듣던 당시엔 우울감이 마음속에 땅굴을 파던 때였다. '이 사람도 아닌 척하면서 속으론 놀랐었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푹 꺼지고, 슬픔이 밀려왔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때의 대화가 이상하게 위안이 된다. 칼날 같은 시선을 마주칠 때면 ‘아, 놀랐구나. 그럴 수 있지.’ 속으로 되새겨 본다. 모래성 같던 마음이, 조금씩 의연해져 간다. 담대한 엄마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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