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해가 지독히도 쨍하던 날 내게 물을 주었었나 당신은.
나는 당신에게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다.
하늘에서 아름답게 하얀 것이 쏟아지던 날,
당신은 내 곁에 있었었나.
나는 당신에게 바라지 않았었다, 아무것도.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횡단보도를 건너던 그 순간
당신의 옆에 서서 없는 선글라스가 있는 척
여름도 아닌 날에 햇살이 따가운 척 하늘을 보던 날
나도 모르게 순간 벅차오르던 그 찰나에
나는 당신에게 아무것도 바란 것이 없다.
그저 내 곁에서
나의 무엇이기를,
그것도 당신은
아무것도 주지 않았는데도 무거움을 느끼며 회피하는 당신은
내 귀에 들어오는 이 선율보다도 잔인하다.
나는 당신에게 바라지 않았다 그 무엇도.
그렇기에 당신은 너무도 잔인하다.
그저 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되었을 것을.
그것조차도 무거워하는 당신에게
나는 아무것도 바랄 수가 없었다,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