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지만 괜찮아.
오랜만에 다시 마주하며
나는 고문영을 다시 끔 깨달았다.
아. 나 깡통인간이었지.
근데 깡통인간도 웃으면 깡통이 벗겨지는구나.
그것은 진짜, 실화가 될 수 있었구나.
익숙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내 방 풍경을 보며
익숙함과 동시에 낯섦을 느꼈다.
아직은 이질감이 아니라 다행이려나.
눈물을 흘리고 눈물을 닦아준다.
그 눈물엔 지나간 기억들이 담겨있다.
바보 같았던 가시밭의 광대 같은 나.
등신 같았던 눈밭의 여우엄마 같은 나.
그림자마녀가 호리병에 담아 가길 간절히 원했던 나.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보단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이 더.
행복하고 좋으면서도 동시에
서러움과 억울함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전혀 이해하지 못할 갈고리를 꺼내들,
나는 과거를 담은 미소를 대신 가면 삼아 지어본다.
시간이 약이어라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