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화

by WH 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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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비추듯 몸을 드러내어

한 폭의 그림에 담고 싶다.

한없이 짙어지는 이 어둠 속을

그 그림을 어떻게 담아내고 있을까.

몸을 벗는 것도

마음을 벗는 것처럼 부끄러울까.

아니면 수치스러울까.

하루라도 젊은 몸과 마음을

무언가로, 말 그대로,

누드화를 시키면 아름다울까.

밥을 먹고 빨래를 하고

또 밥을 먹고 통화를 하고.

단조로운 일상들 속에

뭉게뭉게 짙은 캄캄함이 자리 잡는다.

무엇 하나 특별할 게 없는 나날들인데도

특별하게 가라앉는 날들이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남들이 말하는 내가 잘한다는 것을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는 걸까.

내가 잘하기 때문에 잘한다 하는 걸까

잘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는 걸까.

그 바람은 누굴 위한 바람일까.

나의 모든 것을 담은 솔직한 누드화를 갖고 싶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담긴

실오라기 하나도 가려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누드화를.

아마 타이타닉 같은 누드화는 아닐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