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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위 Nov 21. 2023

"너의 꿈이 뭐니?"는 잘못된 질문이다




아이에게 "너의 꿈이 뭐니?"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의사요, 로봇공학자, 게임개발자요..." 라고 직업으로 대답한다. 직업은 꿈이 아니다. 직업은 삶의 도구일 뿐이다. 밥을 먹기 위해선 돈을 벌어야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 직업을 가진다. 직업이 삶의 가치가 되어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는 걸 인생을 좀 살아본 어른이라면 다 안다.

꿈이란 삶의 의미를 어디에 둘 것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깊은 철학의 문제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물어야 한다.

"너는 커서 어떤 직업들을 갖고 싶니?"

"너는 왜 그 직업이 갖고 싶니?"

"그 직업이 너에게 무엇을 안겨 줄 것 같니?"

"그 직업이 갖는 위험과 어려움은 뭐라고 생각하니?"

"네가 원하는 바로 그 직업을 갖지 못할 때, 또 어떤 다른 직업을 갖고 싶니?"

"네가 갖고 싶은 직업 10가지를 말해 봐."

아이가 구체적인 직업을 이야기하면 마지막으로 이렇게 물어야 할 것이다.

"너는 어떤 OO(직업인)이 되고 싶니?"

대부분 대답이 금방 나오지 않거나, 누구나 할 수 있는 평이한 대답을 할 것이다. 그러면 그 '어떤'에 초점을 맞추어 질문을 형태를 바꾸어가며, 잊을만 하면 주기적으로 계속 되물어야 할 것이다. 그 대답을 구체적으로 할 때까지 질문은 계속되어야 한다. 질문에 대하여 백 번 쯤 대답해서 아주 구체화 되었을 때 그 아이는 그 직업을 가질 준비가 된 것이다.




상당수의 아이들이 또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아직 되고 싶은 게 없어요."

그래도 괜찮다. 인생의 절반을 산 어른들도 자기가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나'다운지 모른다. 인생의 첫 걸음을 막 떼기 시작한 아이들이 원하는 직업을 모르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너무 서두르지 말자. 되고 싶은 게 없다는 아이들을 다그칠 필요가 없다. 그래봐야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대로 크지 않는다는 걸 어른이 된 우리들은 너무나도 잘 알지 않은가. 아이는 자신의 길을 가면서 스스로 찾아가게 될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바람대로 크지 않을 때 가장 건강하다는 걸 잊지 말자.


그리고, '꿈'이란 은유적인 모호한 단어를 자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는 어떤 부모(엄마, 아빠)이 되고 싶니?"

"너는 아이랑 어떻게 놀아 줄 거니?"

"너는 어떤 어른(할머니, 할아버지)이 되고 싶니?"

"너는 어떤 사람과 사랑할 거니?"

"네가 결혼하게 될 사람은 지금 어디에서 뭘 하고 있을까?"

"너는 뭘 할 때, 가장 행복하니?"

"너는 뭘 잘 할 수 있고, 잘 하고 싶니?"

"지금 너에게 가장 소중한 건 뭐니?"

"너는 어떤 친구를 갖고 싶고 어떤 친구가 되어주고 싶니?"

"너는 돈을 얼마나 많이 벌고 싶니?"

"너는 돈을 많이 번다면 어디에 쓸 거니?"

이런 일련의 모든 질문을 뭉뚱그리면 "너의 꿈이 뭐니?"란 질문이 될 것이다. '꿈'은 개인 삶의 구체적 방법이며 총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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