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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둥바둥 김대리 Dec 30. 2021

1억모았더니 달라진 내마음

돈모으는 재미가 있네


첫 전세집에 대한 나의 배신

사랑은 변하는 거야



사람은 역시 간사하다. 5평도 안되는 공간이었지만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즐거움에 행복했던 나의 첫 전세집.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한없이 작게만 느껴졋다. 강제 수용소 같았던 회사 기숙사에서 입사 동기들중 유일하게 첫 탈출을 감행한 나였다. 독립하고의 자유와 누릴수 있는 혜택에 취한 나는 다른 동기들에게도 탈출을 하라고 설득하고 다녔었다. 그리고 그 중 한명이 나와같은 노선을 타기로 결심하여 나의 첫 전세집을 구경해 보고 싶다고 했다. "여기 주변을 봐봐! 배달되는 통닭집이 있고, 산책할수 있는 공원이라는게 있어!"라며, 어디 시골 촌뜨기들이 할 법한 이야기로 설랬던게 어제 같은데.



회사 기숙사에 살때는 취사도 안되고, 냉장고도 없고, 개인 화장실도, 에어컨도 없었지만 첫전세집은 모든게 다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고 만족스러웠다. 집의 크기와 방의 갯수는 전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그저 나만의 공간과 여름에 덥지 않게 보낼수 있는 에어컨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었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좀더 큰 냉장고가 필요했고, 좀더 큰 화장실이 필요했다. 역시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다. 하지만 나에겐 이 욕심이 좋은 자극제 였다. 돈을 더 모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주었다.



직장생활 1년동안 4,000만원을 모으고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그 과정이 녹록치는 않앗다. 나자신과 싸워야 했고, 왕따를 감수하여야 했다. 사회생활하면서 돈을 쓰지 않는 행위는 거자살에 가깝다. 하지만 이세상에서 모든걸 다 얻을수는 없었다. 이런 왕따같은 생활을 1년을 더 감행하면 1억을 모을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렇게 목표를 잡았다. 전세집이었기에 매월 나가는 비용은 관리비외 없었다. 다만 회사 기숙사에 있을때는 저녁도 회사에서 해결하고 귀가했지만, 따로 독립하고 나서는 집에서 저녁을 해결해야만 했다. 아침 저녁은 여전히 회사에서 해결할 수 있었지만, 퇴근하는 셔틀시간을 맞출려면 회사에서 제공하는 저녁을 포기해야만 했다. 맘음 같으면 돈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에 싸서 퇴근하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업무 시간때문에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굶기로 했다. 저녁으로 돈을 쓰고 싶지 않아기에 무식하게 굶기로 했다. '저녁을 먹지 않으면 오히려 살도 안찌고 더 건강해질거야'라고 긍정적인 회로를 돌렸다.




진화를 거듭한 재테크기술

돈모으기 위해 각종 잔기술을 연마하다



1년차때는 무식하게 안쓰고 돈을 모았다면 2년차때는 좀더 체계적이고 진화된 형태로 발전하였다. 여전히 신용카드는 쓰지 않았고 체크카드를 이용했다. 그리고 통장은 소비와 투자통장을 나누어 관리를 하였다. 월급이 들어 오는 통장이 있었고, 자동이체로 공과금과 정기 고정비용이 나가는 통장으로 월급의 일부가 흘러갔다. 이 공과금에는 전세집의 공동관리비, 전기세, 수도세가 있었다. 그리고 정기 고정비에는 나의 보험비, 휴대폰비용 등등 매월 같은 금액이 일정하게 나가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생활비는 체크카드로 연결되어있는 소비통장으로도 자동이체가 되어, 매월 주어진 금액으로 용돈과 식비와 교통비를 소비하였다.



그렇다면 추석, 설날, 생신 등등 이벤성으로 목돈이 나가는 비용들은 어떻게 관리 했을까. 이또한 연초에 얼마를 지출할지 정하고, 미리 합산된 금액을 한달 단위의 예금 통장에 넣어두었다. 그렇게 미리 빼둔 돈으로 명절대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선물을 사드렸다. 만약 이런 이벤트성 비용들을 따로 관리하지 않고, 그때그때 월급통장에서 지출 하였더라면 그달 자금계획에 차질이 생겨 자금관리가 순식간에 붕괴되는 사태가 벌어질수 있다. 사람이란 나약한 존재이기에 굳은 결심으로 잘 나아가다가도 '이번 한번쯤은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신용카드를 한번 긁거나, 가계부 정리를 한번이라도 하지 않게되면 도미노 처럼 무너져 버린다.



그렇게 통장을 소비목적에 맞게 쪼갠뒤에 남은 금액은 모두 저축을 하였다. 이때 주식이나 다른 투자들에 대해 눈을 떳었더라면 좋았으련만. 그러진 못했다. 돈이라는 건 무조건 아끼고 저축해서 모으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겼다. 주식은 투기이고, 운의 영역이라 생각했기에 남은 모든 금액은 적금 혹은 예금 풍차 돌리기로 돈을 불려 나갔다. 그래도 조금도 높은 이자를 주는 제2금융권에 예적금을 하는 부지런함을 보였다.



한번은 내가 이렇게 돈을 잘 모으고 있으니 소문이 나서 동기중 한명이 조언을 구했다. 이야기를 듣고 그의 평소 소비습관을 들어보니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이 됬다. 그렇게 다른 동료들도 소문을 듣고 자문을 구하러 왔고 모두 상담을 들어 주었다. 그런데 그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근본적으로 본인이 얼마를 벌고 있고, 어디에 얼마를 쓰고있는지를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 같았다. 매일매일 필요할때마다 카드를 긁으며 살아오다가 막상 본인이 얼마나 낭비를 하고 있는지 지출내역을 까서 보자니 너무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야 한다. 그 두려움에 맞서서 현재 상황을 먼저 점검하고 파악하는게 재테크의 시작이다. 그렇게 나는 마치 재무설계사 처럼 내가 만든 엑셀 양식으로 그들의 재무제표를 작성해 주었다. 현금흐름표와 자산형황을 정리해 주고 통장도 분리하여 주었다. 내가 대신 신용카드를 가위로 잘라주기까지 했다.



그렇게 배운것을 나눠주며, 나도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하루하루 겪다보니 어느덧 1년이란 기간이 또 흘렀다. 그리고 통장을 보았다. 입사후 첫 1년동안 4,000만원이었는데 2년이 경과한 시점에는 순자산이 1억이 되어있었다. 첫 전세집 만기가 아직 1년이 남았지만 이사를 가고 싶었다. 좀더 큰집으로 이사가서 좀더 넓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첫 전세집은 공간의 크기와 지하철까지의 거리 등등 부동산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고려해야하는 여러 사항들을 체크하지 않았다. 그저 깔끔한 나의 공간이 있었으면 했고, 냉장고, 에어컨등등 기존 기숙사에서 누리지 못했던 가구들만 있으면 되었다. 하지만 이제 돈의 여유가 생기니 좀더 나은 입지의 전세집과 좀더 쾌적한 주거 환경의 부동산을 알아보게 되었다. 이렇게 알게 모르게 부동산에 대해 실전으로 공부해 나갔다.



결국 여러번 손품을 판 끝에 지하철 바로 앞에 위치한 좀더 큰 공간의 집으로 1년만에 전세집을 갈아타게 되었다. 내 스스로 모은돈으로 집을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그 기쁨이란 이루 말할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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