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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둥바둥 김대리 May 12. 2023

'을'에 있다가, '갑'인 회사에 갈수 있나요?

지방대생인데 현대자동차 다니고싶어


'지방대생인데 현대자동차 다니고싶어' 의 글들은 회가 이어지는 연재 형식이 따르진 않습니다. 내용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글감이 생각날때마다 쓰는 형식이라서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읽으셔도 됩니다. 타고난 글쟁이가 아닌 다소 투박하고 거친 공대생이 쓰는 글이라 그런것이고, 고민하며 글을 쓰지 못하고 미루는 습관보다 다듬어 지지 않고 구성이 다소 엉망이더라도 글을 일단 쓰는 습관을 들이기 위함이오니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형님, 드디어 '갓'차에 들어가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응...?? '갓'차??? '갓'차가 뭔데?"


"아니, 형님. 현대차를 그렇게 우린 부르잖아요. 신을 의미하는 갓(God)을.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갑!"



괜시리 어깨가 으쓱하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나답지 않게 위선적인 겸손을 떨며 후배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는 말과 함께 그렇게 짧은 대화는 끝이 났다. 그 순간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처음부터 굴지의 선망받는 기업에 들어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인생은 길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진실됨을 다시한번 되새김질 하다.





인문계열이든 공과계열이든 구분하지 않고, 누구나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어한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겟다. 스타트업이다, 1인창업이다, 마치 유행처럼 번져가는 세상 속에서 여전히 대기업 취업을 갈망하는 대학 취준생이 여전히 많은지는.



특히나 대기업 중에서도 국내를 대표하는 두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가장 희망하는 것 같다. 마치 과거 급제라도 한 마냥, 취업도 힘든 판국에 내노라하는 대기업에 입성 하였다면 부모님의 마음속에 있는 상상의 마을에는 이미 플랜카드가 여러곳 달려있다.



(경축) 김모씨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합격!




대기업이 아니면 또 뭐 어떤가. 어디든 취업이라도 됬으면 좋은 것이지 하지만 끝끝내 우리내 세상은 비교와 열등이 점철되어 있는 환경인지라, 현타가 오는 순간들이 있다. 동창모임에서 나보다 공부도 못했던 친구의 취업소식과 연봉소식을 접하거나, 부모님 친구는 어딜 다닌다더라를 건내듣거나 하는식으로.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직격타가 오는 순간은 취직하고 소개팅을 할때 들어오는 소개팅의 건수 차이.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심적으로 괴로울순 있을지 몰라도 견딜만하다. 하지만 1년, 2년 세월이 지나고 점차 학생의 풋풋함을 벗어던지며 순대국에 소주한잔 먹는 어른으로의 환골탈퇴를 거치게 되면, 우리는 돈을 이야기 한다. 돈이 우리의 시작이자 끝이 된다는 사실을 직면하는 순간 대기업 친구와 나와의 경제적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2차 현타가 오는 순간이다.



한때 같이 취준생 신분으로 있다가, 너는 '삼성전자' 나는 '삼선전자'(비유적으로 2차 협력사를 지칭)에 취직해 높은 성과을 부러워하는 것 까지는 견딜만 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대화의 주제는,



"이번에 어디 집샀는데, 3억이 올랐어. 그냥 우리 가족이 살려고 산거였는데 이렇게나 오르다니"


"...."



확연히 달라져버린 신분 격차. 씨드머니의 차이일까. 반전세로 살고있는 나의 인생이 갑자기 초라하게 느껴진다. 대화의 주제는 점차 그 친구의 재테크 비법으로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역시 대기업 다닌다고 똑똑함을 1+1처럼 여김받으며 술자리가 끝날때까지 다른 주제로 넘어가질 못한다. (수능점수 나보다 낮고 학벌도 나보다 안좋았는데 말이다..)



이런 괴로운 현타의 순간을 누군 자격지심이라 부를순 있겠지만, 대한민국에서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끼게 되는 박탈감의 순간.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마치 만트라 처럼 나 스스로 항상 강조하고, 마누라님에게도 강조하는 말.



인생은 생각보다 굉~~~장히 길다. 고로, 한때 못나간다고 기죽지 말고, 한때 잘나간다고 한들 으슥대지도 말자



보잘것 없었던 스펙 치고는 좋은 기업에서 첫 출발을 하였다. 적지 않은 월급에 만족하였다. 이정도면 감지덕지다며 스스로 뿌듯해 했다. 하지만,



"형! 우리도 ''으로 갑시다!"


"그래! 거기서 만나자!"



직장 병아리 시절 우린 현대자동차를 그냥 한글자로 줄여 부르곤 했다.(우리라고 하면 입사 동기)그냥 '갑'. 정확히 얼마를 받는지 모르겟지만, 일단 돈 많이 준다는 생각과 어딜가서도 드리대기 좋은 명함의 위력을 부러워 하며, 현재다니는 회사는 어딜가서든 부연설명이 필요하다는 현실에 형과 불만을 토하기도 했엇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러 형은 꿈에서도 그리던 기아차에서 기름냄새를 맡으며 행복하게 기아뽕을 맞은체 일하고 있고, (기아뽕은 형이 그냥 내게 한 말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다. 아마 완성차에 들어가 기좋은 상태를 지칭하는 단어...) 나는 현차에서 일을하며 다시 재회하였다. 감개무량할 일이다.



공식화된 사실은 없었지만, 이 자동차 업계에는 정설이 있었다.



협력사에서는 절대 위로 올라갈수 없다.



무슨 뜻이냐면,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생태계는 1차 협력사, 2차 협력사, N차 협력사로 이루어져 있다. 당연 가장 꼭대기 위치에는 우리같은 일반 고객이 있지만, 그걸 제외하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마지막 완성를 조립하는 회사가 봉우리에 앉아 있다.



그 봉우리 군림하며 수많은 N차 협력사가 납품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군림자는 '갑'이라고도 불린다. 누구나 '갑' 이 되고 싶어하는 마음 때문인지 협력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호시탐탐 신분세탁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협력사에서 높은 위치의 회사로 갈아타는게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중고신입' 이라는 신조어 까지 탄생하였다.



이직으로서는 '을'회사에서 근무하다가 높은 연봉과 네밸류가 있는 ''회사로 갈아타는게 쉽지 않기에, 그동안 쌓아왔던 회사경력을 포기하면서 까지 신입공채로라도 신분 세탁을 꿈꾸기에 중고신입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설은 정설일뿐. 회사는 그런 정설과 무관하게 회사에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채용을 결정한다. 배경이 어떻든 회사에서 필요하면 채용을 한다는 것이다. 그게 그사람의 능력이 되었던, 그간 삶을 통해 쌓아왔던 태도가 마음에 들었든 어떤 이유에서건 필요하면 뽑는다는 사실을.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뽑힐수는 없다. 헤드헌터가 알아서 모랫속의 흙진주같은 나의 능력을 발견하여 더 좋은 회사로 꽂아주겠지는 없다. 그리고 내 머리속에만 가지고 있는 그간의 경력을 그 어느곳에도 노출하지 않았는데 누군가가 알아봐 주는 경우는 더더욱이나 없다.



내가 가진 경력과 스펙으로 이런 회사에서 관심이나 보일까? 뽑아나 줄까? 하며 혼자 고민하고 생각해 봤자 세상에 바뀌는 것은 일절 없다.



그럼 어떻게 하는게 좋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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