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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둥바둥 김대리 May 09. 2023

당신을 채용한 '이유'는요,,,

지방대출신인데 현대자동차 다니고싶어


'지방대생인데 현대자동차 다니고싶어' 의 글들은 회가 이어지는 연재 형식이 따르진 않습니다. 내용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글감이 생각날때마다 쓰는 형식이라서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읽으셔도 됩니다. 타고난 글쟁이가 아닌 다소 투박하고 거친 공대생이 쓰는 글이라 그런것이고, 고민하며 글을 쓰지 못하고 미루는 습관보다 다듬어 지지 않고 구성이 다소 엉망이더라도 글을 일단 쓰는 습관을 들이기 위함이오니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때론 동상이몽이 좋을때도 있다. 우리내 삶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일을 겪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그게 설사 오랜 세월을 함께한 부부라도 말이다. 회사를 여러번 옮기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최종합격의 이유와, 채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면접자의 이유가 다르다는 사실을 접할때도 있다. 그렇게 난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불쾌한것 까지는 아닌 채용이유를 알게 되었다.


아둥바둥 김대리님은
어디 도망가지 않을것 같았어요.



그렇게 나는 최종 합격을 하였다.





어쩌다 알게된 사실

실력은 없지만 열심히 할 것 같아서?


이 세상에 나보다 잘난 사람이 얼마나 많이 존재할까. 그렇다고 기죽은채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자존감 낮은사람을 채용하고 싶은 인사 담당자는 없으니까.



"아둥바둥 김대리님, 나 기억나요?"

(우물쭈물) 사실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니 왜, 내가 아둥바둥 김대리님 뽑았자나. 1차 면접때 나랑 했었잖아."

"아 네!! 이제 기억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또 뵙네요!"



역시나 세상은 좁다. 그렇기에 어딜 가든 행동거지를 조심히 해야한다. 건방지게 태도를 보인적은 없는지, 나도 모르는 사이 습관적으로 상대를 불쾌하게 하는 언어를 내뱉은 적은 없는지 다시 돌아본다.



"수많은 지원자들 면접을 하셨을텐데, 저를 어떻게 기억을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아니 인상에 좀 남았어. 특히나 1차 면접때 어디 출장가 있엇잖아. 부산인가. 그때 잠깐 짬내서 화상면접 하다가, 누가 회의실에 들어오는 바람에 회의실도 바꿔야 했고. 엄청 웃겼어. 그래서 기억나."



아, 그랬구나. 맞어 그랬엇지. 경력으로 이직할때의 고충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의 업무를 하며, 휴가를 내거나 아님 이같은 코로나 시국에 화상으로 진행되니 회사에서 잠깐 화상면접을 진행해야 한다. 마침 난 출장중이었고, 출장지에서 회의실을 빌렸으니 이중예약이 되어버린 바람에, 면접중 면접관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회의실을 옮겨야 했다.



난 떨어졌구나...



프로다워 보이고 깊었다. 그런데 회의실을 면접중에 옮겨야 되다니. 창피했다. 그래서 여기까지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2차 면접 고지를 받고서야, 한숨 돌릴수 있었던 그때가 생각났다.



"아둥바둥 김대리님을 왜 뽑았는지 알아요?"

"안그래도 궁금했습니다..."



정말 궁금했다. 이번이 사실 4번째 직장이나, 단 한번도 채용담당자와 직접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나눠본적이 없었다. 아니 채용 담당자를 만나기도 힘들다.



어디 도망갈것 같지 않았어




예상하지고 못한 대답이었고, 합격의 이유였다.



"아..그렇죠. 이젠 아기도 있고, 나이도 어느정도 먹었고. 이제 쉽지 않죠. 아니, 불가능하죠. 어딜 또 옮긴다는게."



어떻게 해석을 해야할지 잘 모겠다. 너는 실력은 없지만, 어디 갈때가 없어보이니 뽑았다고 말씀하시는 건지. 아니면 어린친구를 뽑아서 회사에 불만을 가지고 나가는 학력좋은 친구보다, 다소 떨어지는 학벌이지만 뚝심있고 잘 버틸거 같아서 뽑은것인지.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터였다. 졸업후 자동차 업계에서 벗어난적이 없엇다. 비록 취직할때 영어 공부를 시작했지만, 회화라는 정도로 걸음으로서 나름 영어회화에도 자신감이 있는 터였다. 그런데 '넌, 다른데 도망갈것 같지 않았다는' 합격이유가 나의 지난 노력과 그로인해 쌓인 실력들이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어찌됫건 합격했잔아?' 라고 위안 하기에는 찝찝한 구석이 있었지만, 굳이 더 상세한 이유를 알고싶어 묻고 싶지 않았다. 내 마음이 다치는것 보다도 동상이몽이 나을수도 있는 것이다.



취업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력도 중요하다. 지원한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고, 학창시절 그에 걸맞는 커리어와 스펙을 쌓아야한다. 책에서나 나올법한 '회사가 당신을 고용 해야할 이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느냐?'에 대해 우리는 '제가 지금까지 쌓아온 XX는 회사에 이렇게, 더렇게 기여를 할수 있기 때문에 저를 뽑아야만 합니다' 라고 대답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내 인생은 교과서같은 인생이 아니다.



때론 나처럼 지방대 출신이고 열등한 스펙을 가지고 있지만, 겉으로 보기에 우둔하고 묵직하게 회사에 충성할것 같이 보이면 다른 고스펙자를 무찌를수도 있는 것이다. 회사는 그런곳이다. 다 똑똑하고 스카이, 해외대출신을 뽑을것 같지만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시너지를 발휘하는 곳이기에. 서로 결이 다를것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있기도 하고, 결이 같아서 갈등을 만들어 낼거 같으면 분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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