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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정의 서 May 16. 2022

세 가지 질문

요한복음 2:1-12

사흘 후 갈릴리 가나에서는 결혼식이 었고, 여러  예식에 초대받았다. 그중엔 예수와 그의 제자들도 있었다. 신랑의 집으로 초대받은 이들이 모였고, 많은 하객들이 먹고 마시며 즐거워하는 사이 포도주가 떨어져 갔다. 음식을 관리하던 조리장이 당황해하며 포도주를 찾으나 더는 구할 수가 없다. 곁에서 음식 내가는 것을 돕던 마리아는  이상 내놓을 포도주가 없다는 것을 알고 넋두리처럼 아들에게 사정을 알린다. 뜻밖에, 예수의 말 문제 해결의 단서가 되었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그가 상황을 반전시킬 것을 알았다. 그러자  집의  여럿을 불러 예수의 지시대로 행하라 말하고는 아들의 말을 되짚어본다.

‘지금은 자신의 때가 아니라니? 이 잔치의 주인공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이겠지. 지금껏 아이는 혼인을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결혼식의 주인공이 될 일이 있겠는가? 하지만 분명 ‘지금은’이라고 했어. 나중에라도 혼인을 생각하는 걸까?’

하지만 아들의 잔치에는 초대받은 자들 중 여럿이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마리아는 알지 못했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이었다. 예수는 자신이 드러날 때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것은 예의가 아니었다. 언제나 그렇듯 요란스럽게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일을 시작한다. 주위를 살피니 돌 항아리 여섯이 있는데, 평소 사람들은 이 항아리에 담아 둔 물로 부정함을 씻어 정결하게 되는 관습을 지켰다.

‘이들에게 손과 발을 씻는 것으로는 아버지가 원하시는 온전함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까?’

예수를 알리고자 행했던 요한의 세례는 이제 예수로 인하여 온전해진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아무도  뜻을 깨닫지 못했다. 요한에 이어 예수를 따르던 안드레도,  잔치에 함께 초대받은 다른 제자들도, 그들이 따르는  이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지 못했다.


당장 필요한 것은 포도주였다. 예수는 그 정결의식용 물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은 포도주가 필요한 이들에게도, 또 정결수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할 이들에게도, 최선의 재료였다. 마리아가 보낸 종들에게 요청한다. “돌 항아리에 물을 채우십시오.” 하지만 종들은 예수의 지시가 좀 엉뚱하다고 생각했다.

‘결혼식 중에 갑자기 정결수를 채우고 그것을 떠서 연회장에게 가져다주라니. 연회장이 들어오면서 손을 씻지 않은 건가?’

혹시 다른 이에게도 씻을 물이 필요할까 싶어 종들은 항아리 입구까지 차도록 물을 붓는다. 그리고  그들은 놀라운 소식을 듣는다. 자신들이 채우고 건넨 물이 포도주, 그것도 최상급 포도주로 변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먹는 물이 아닌 씻는 물이라는 것을 감히 어느 누구도 말할  없었다. 자칫 잔치의 흥을  수도 있고,  책임을 자신들이 져야 할지도 르기 때문이다. 종들은 기이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두렵고 놀라운 것은 가까이서  기적을 함께 지켜본 제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안드레는 생각했다.

‘요한 선생은 이 분이 하나님의 유월절 어린양이라 하셨다. 이 분이 과연 나를 그리고 우리 민족을 구원할 분이심에 틀림없다. 나는 지금까지 물이 단번에 포도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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