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책이 주는 즐거움이 몇 가지 있다. 첫번째는 가격이다. 아무래도 대형서점에서 파는 가격과 비교하면 엄청난 저가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이전 소유자의 흔적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책의 보관상태가 좋을 수록 읽기 편한 책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헌책임이 눈에 보이는 마구 사용한 책을 좋아한다.
그런 책일 수록 이전 소유자의 성격이나 생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 페이지를 접어놓았거나 형광펜 또는 볼펜으로 자기 생각을 첨삭한 내용이 있다면 “매우 만족스러운 책”이다. 일단 가격은 더 저렴해질 뿐만 아니라 “책에 대한 평가”를 다른 독자를 통해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내가 자주가는 지역의 헌책방인 “흙서점”은 매우 만족스러운 장소이다. 나같은 경우, 평소에 책 구매의 80%를 알라딘에서 하지만 가끔 낙성대를 지나가다 “흙서점”의 가판대에 있는 책들을 보고 발걸음을 멈출 때가 있다.
서점이 "로컬친화적"이다. 서적도 근처의 공립대(낙성대라는 닉을 사용하는 대학)에서 나온 것들이 많다
일단, 책의 가격이 어마무시하게 싸다.
그리고 굴러다니는 책들 속에 관심있는 책을 찾는 재미가 있다.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분식 골라 서서 먹는 것 처럼, 길가다가 눈에 띄는 책들 중에 한 권을 고르는 재미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서점의 매력 중 하나가
“길가에 배치된 책장”에서 판매하는 책은 1000원이다.
요즘 무인 카페의 물에 커피 2방울 떨어트린 느낌의 커피도 1800원 하는데, 다양한 책들이 1000원 밖에 하지 않는다.그리고 그 책 중에는 “남들이 가치를 알지 못하는 명서”도 가끔 나온다. 마치 십수년전 인기 TV 프로그램이었던 “진기명기”의 감정평가처럼 설레임을 주는 책들이 숨어있다.
얼마 전 업무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카페로 가는 중, 흙서점의 가판대를 보았다.
러닝 자바스크립트라는 책으로 꽤 평가가 좋은 책이다. 컴퓨터 출판의 명문인 한빛 미디어에서 번역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