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log #81
원래 5월이 장미의 계절이었던가?
매년 장미의 계절을 혼란스러워 한다.
어느시점부터 꽃을 보면
머릿 속에 “순간”적으로 그림이 그려진다.
그리고 손에 잡히는 것이 있으면
도식(圖式化)화하게 된다.
그리고 도식(圖式)에
장미가 있으면 한 번 더 생각을 한다.
”또 5월인가?” 아님 “벌써 6월인가?”
5월은 또 무슨 일들이 지나갔을까? 기억의 흔적은 메모에서 찾을 수 있다. 무심코 그어대는 낙서에서 생각의 류를 추적할 수 있다.
5월 중순부터 업무에 집중할 필요성을 느꼈다. 모두가 엔지니어인 나의 준거집단에서 불필요한 정성적 상념이 많아지다보면 협업이 힘들어진다. 브런치 집중 글쓰기 동안 영업적 소통 스킬이 높아진 반면, 과제진행 및 문제해결능력이 떨어짐을 느꼈다. 제로섬의 법칙이다. 어딘가 올라가면 어딘가 내려간다.
5월은 계절의 변화가 있는 달인지라 아픈 사람도 주위에서 많이 보게된다. 결국은 깨닫는다. 인생 별 것 없다. 적당히 감사하고 적당히 안아프고 그러다보면 시간은 흘러간다. 어느순간이라도 “즐길 줄 아는 인생”이 진짜 재대로 된 삶이다.
다이소 2000원짜리 캘리그래피 메모지를 구매했다. 겨우 2000원짜리였건만 왜 그렇게 뿌듯했는 지 모르겠다. 그래서 머리 속에 있는 찌꺼기 생각들을 메모지에 부어버렸다. 놀랍게도 “긍정의 문구가 가득했다”. 브런치 글쓰기 전에 목표한대로 어느정도는 “연쇄긍정마”로 변해버린 듯하다.
글은 닝겐을 쉽게 세뇌시켜버린다. 심지어 자신에게 조차도 말이다. 가끔 [긍정의 글쓰기]를 쓰다보면 프로그래밍 하는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소스코드처럼 로직(logic)을 만들고 글로 빌드(build)한 것 뿐이다. 그리고 글의 목표대로 도식화된 자아가 만들어지는 것이 신기하다. 이런 것을 깨달으면 괴벨스와 아이히만이 생각나서 섬뜩하게 느껴진다. 원래 Rage한 인간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