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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tage appMaker Dec 15. 2022

협업은 힘들다.

개발자의 생각 #18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같이 일할 수는 없잖아?


몇년 전 "중장비 임대 플랫폼" 서비스의 앱을 개발했었다. 개발과정의 필수인 "업무분석"을 하게되면서 놀랬던 점은 "서로가 서로를 못믿는다"였다. 중장비를 임대해주는 차주나 중장비를 임대받는 사용자나 그 과정에서 노동을 제공하는 "기사"들까지 서로를 믿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중장비의 동선을 분단위로 GPS로 저장, 통장입금상황, 기사근태채크, 임대 후 입금까지 상대평가, 그리고 크레임 순위(블랙리스트) 같은 기능이 실시간 제공되었다.


같이 일해보기 전엔 서로 믿지않아~ 
1.


대전에 계신 처가쪽 형님이 조경회사 몇 개와 중장비를 운영하신다. 그래서 내가 만들었던 앱을 보여드리며 "형님, 이런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형님네도 필요하시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형님이 충청도식 스웩 넘치는 라임으로 한 마디 하셨다. 


"허~~O서방이 몰라서 하는 말인데~우리는 사람 안믿어~이 바닥에서 흔히 일어나는 것이 돈 띄어먹기여~그래서~우리는 누가 보증서지 않는 사람이랑은 일하지 않아~그리고 왠만하면 돈을 아무리 많이준다고 해도 민간업자랑 일하기 싫어혀~ 무조건 나라에서 하는 과제해야 혀~ 재때 돈주고 안띄어먹거덩~ 그런데 그걸 모르는 사람과 앱으로 일을 한다고? 안혀~허허허"


형님이 덧붙여서 말씀을 하셨다. 


"이게 다 중간업자들이 농간이 있어서 그려, 어디 개발장비도 없는 것들이 나까마 짓하며 말로 거짓말 치고 사고치고 도망가는 애들이 많아. 그래서 그려~"


결론적으로 말해서 무자격자가 유통마진만 챙기고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였다.


그래도 소프트웨어 개발은 그 정도는 아니다.
2.


건설업에서 종사하는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마카로니 웨스턴 영화처럼 악인이 넘쳐난다. 단지 기술자일 경우, 자기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순수함을 가졌을 뿐이지 주위환경은 매우 열악하고 정의롭지 못하다. 그래서일까? 건설회사의 법무팀은 일반회사보다 꽤 막강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변호사들이 직원이라는 데, 말로만 들었기에 정확한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그에 비해 소프트웨어 개발은 이상적인 환경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그에 비해" 좋다는 말이다. 


모든 구성원들의 업무관련 [일거수일투족]이 데이터화 되고 시각화 되어 있다. 마치 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 듯, 정해진 출시일정에 맞추어 각파트별 끝내야할 업무와 기간이 관리된다. 관리 및 협업 프로그램이 타업종에서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강력하게 운영된다(jira, 레드마인, slack, Trello 각종 업무메신저 등등).


결과적으로 생산과정에서 불순(유통마진 또는 사기)한 변수가 일어날 확률이 적으며 리스크 관리가 서로에게 공유되고 있다보니 법적소송은 꽤 심각한 상황으로 간주된다. 대부분 고객과 프로젝트 관리자가 "프로페셔널"이 아닐 경우 발생한다. 


그럼에도 검증된 사람이 필요하다 
3.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공정과정은 실시간 채크가 가능하다. 십년 전부터 Agile 방법론이 나오면서부터는 업무속도와 투명성은 더 강력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는 산으로 갈 때가 많다".


바로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로 좋은 시스템이라도 그 시스템에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용지물이다. 그리고 시스템이 완벽한 것도 아니다. 시스템은 사람이 일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지, 사람의 능력을 바꾸어주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능력있는 개발자라도 협업시스템에 적응못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에자일 방법론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라면 "실시간으로 jira나 레드마인"을 응대하는 기술이 필수이다.  결국은 구성원들과 소통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 사람의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우리 프로젝트에 필요한 사람은 따로 있다.  프로젝트 시작시점에서는 그런 것들이 검증되어야 한다.


결국은 휴먼네트워크이다.
4.


좋은 말(나는 할 수있다)만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않다. 그러나 좋은 말을 한 것처럼 하는 실제로 행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  평소 좋은 말만 잘하다가 막상 자기가 책임지고 해야할 시점에 말이 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협업업자로써는 최악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사람들을 멀리하는 것이 0순위 과제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을 분류하는 것은 오랜시간동안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현업에서는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는 잡아내지 못한다. 사고가 터진 후에는 평판으로 서로에게 공유될 뿐이다. 


결국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누구나 고민을 한다. 


"믿을만한 친구(기획, 개발, 디자인)가 누가있지?"

"그 친구라면 매번 같이 일하기에 문제가 없을터인데..." 

"그 친구가 안되면 누구를 대려오지?"

"누구한테 물어볼까?"

"너 주위에 누구있니? 믿을만해?"

"최후는 모르는 애들 컨택해야 하는 것인가?"


이럴 때마다 엔지니어도 인맥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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