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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tage appMaker Dec 25. 2022

크리스마스 day - b급감성

#digilog 25

감성글은 공감이 되지 않으면
개그나 심리물이 된다.

[서브컬쳐가 진심인 인간]



감성글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것이다.

감성글은 신선도가 중요하기에

잘못된 장소나 대상으로 썼다가는

상한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감성없는 사람이 존재할까?

감성이 적고 많고의 차이가 있고

공감하는 가? 못하는 가?의

결과가 있을 뿐이다. ​

그런 점에서

"B급 서브컬쳐"에 평생을 허우적댔던

덕후 또는 매니아들에게는 감성글이 매우 조심스럽다.


1.

크리스마스가 왔다.

어머니 집에 오랜만에 들려 1박을 했다. 서래마을에서 거금 4만6천원 케익을 구매하고 어머니 댁으로 향한 후,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android camera app -lomo


저녁을 먹고, 비싼 케익에 불을 붙인 후 크리스마스 일정은 어느정도 끝났다. 마누라와 딸미는 마루를 장악하고 TV에서 트로트를 보며 가수를 평가 했다. 하드코어한 음악을 평생 들어왔던 내게는 늦둥이 초딩 딸내미가 "트로트"에 해박한 것이 못마땅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타고난 다크포스는 "지옥에서 온 스폰"과 동급이다보니 커서 뭐가 되도 될 아이임을 느낄 수 있다.

2.

만약 나를 닮았다면 느그 아버지의 꿈인 지구정복을 완수해줬으면 한다.


새벽에 마루에서 취침해버린 마누라와 딸미는 서울시가 긴급문자로 '강추위 조심"을 외친 것이 무색하게 베란다 문을 열어놓고 자고 있었다. 딸내미는 몸에 열이 많아 더운 것을 못참지만 [마누라는 늙었기에] 감기걸리면 위험하다. 그래서 새벽에 몇 번씩 깨면서 마누라 이불을 덮어주었다.

연애할 때는 요크셔테리어처럼 이쁨과 귀여움이 넘쳤던 마누라였지만, 딸내미를 키우며 다크포스를 이겨내야 했기에 요크셔에서 지옥문을 지키는 머리 3개 달린 켈바로스로 진화했다. 그런 살신성인의 모습을 볼 때마다 미안했다. - 문제는 외모까지..그렇게 진화했다는..ㅜㅜ-

3.


android camera app -lomo


마누라와 딸내미가 자고있는 아침, 어머니 동네의 어느 한가한 까페에 들어갔다. 올해에는 무엇을 재대로 했을까?라는 검증을 하기위해 Notion과 Trello를 보며 계획과 진척율를 둘러보다보니 "개념없이 살았다"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하고자 했던 계획들이 중복되는 것이 보였고 갑자기 산발적인 계획이 들어가 있었다. 결국 완료율이 20%가 좀 넘은 것을 보며 씁슬해졌다.

그나마 노트에 썼던 몇가지 조언(내게 하는??)은 늦은 나이에도 성장을 꿈꾸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생각이 깊어졌다. 너무 내 삶에만 충실했던 것 같아 변하고자 하는 노력과 반성이 여기저기 기록되어 있다.

"하드코어 질럿러쉬"같은 상남자 스타일의 삶이 편했다. 말보다는 행동과 결과를 중시했다. "말은 누가 못해? 결과만 내놓으라고..."가 주된 화법이었다. 그러다보니 "남에게 말만 하고 자기는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가족을 위해 그랬다는 것을 인정했기에 나도 디펜스형 인간이 되기로 결심했다 -잘 될까? 그래도 해야겠지?-.

4.


8 bit photo lab -android app


나이가 들어가며

내게 소중한 것과

내게 필요한 것과

내가 해야할 것과

내가 버려야 할것

에 대한 분리법이 생겼다.

일단, 소중한 것은 0순위가 가족이 된다. 이를 슬퍼하거나 힘들어할 필요는 없다. 리버티한 삶을 살았던 지난 인생에 감사를 하고 이제부터라도 해야할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생각해보면 단순하다. 붕괴된 "인맥'을 재구축하는 것이다. 사람은 혼자서는 못산다. 가끔 자기 혼자 뭘 했다는 사람들 보는데, 그건 자기만의 생각에 빠진 것이지 옆에서 주판을 두들기며 보는 사람들은 그렇게 평가하지않는다.

해야할 것은 "아직 찾는 중"이다. 과유불급이라 너무 많은 것들이 주위에 있다. 한가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버려야 할 것이다. 과거의 나에게 소중했던 것들, 그것들과 조금 거리를 두어야 할 시점이 왔다.

게임과 음악에 너무 과몰입하면서 살아왔다. 인생의 축이 아닌 옷정도로 격하시켜야 할 시점이 되었다. 과연될 지는 모르지만 "게임과의 헤어질 결심"을 준비하다보니 마음이 울적해진다. ​​

한 때 handheld emulator의 포르쉐로 불렸던 gpd


반백의 게이머는
cafe에서 black tiger를 하면서
마음을 다스려본다.


[형이 너에게 진심이었던 것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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