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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반 May 27. 2017

스위스 여행 가자!!

01. 레만 호수 (첫째날)

"올해는 어디로 여행 갈 거야?"

지난해 독일 여행으로 해외여행에 재미를 붙인 누나가 뜬금없이 물었다.


순간 누나가 던진 한 문장에 함축된 많은 의미들이 마치 압축파일이 해제되는 것처럼 머릿속에 펼쳐졌다.

'나 여행에 재미 붙였어'

'너 같이 갈 사람 없잖아?' 

'올해도 같이 가자^^'

'애들도 데리고 갈 거야!'

...


그리고 어느새 난 또다시 누나와 조카들과 함께 스위스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스위스 여행 경로


어디로 갈까?

조금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스위스를 여행지로 선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스위스는 유럽의 관광산업을 대표하는 나라이자 여행지로써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나라이다 보니 누나 역시 스위스를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손꼽아 두고 있었다. 다만 내가 이미 두 번을 방문했던 경험이 있어 여행의 흥미를 느끼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내게 같은 여행지를 여러 번 방문하는 것은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처음 스위스를 여행한 후엔 더 깊이 알고 싶어 다시 스위스를 방문했고, 두 번째 여행 후엔 더 많은 곳을 보고 싶어 꼭 다시 방문하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래서 세 번째 스위스 여행의 기회가 온 것일 뿐 다시 한번 스위스를 여행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첫 스위스 여행 후엔 더 깊이 알고 싶어 다시 방문했고,
두 번째 여행 후엔 더 많은 곳을 보고 싶어
꼭 다시 방문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또한 스위스는 세계적으로 상위권을 다투는 관광지인 만큼 여행 장소도 다양하고 경이로운 자연경관도 많아 여러 번 방문해도 언제나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음을 확신하고 있었다. 우린 스위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융프라우 지역과 다시 방문하게 되면 꼭 가보고 싶었던 알레치 빙하와 겔머호수 등 몇몇 장소를 조합해 10일간의 여행 계획을 세웠다. 



아부다비를 경유해 스위스로 출발
첫째날 여행 일정


우린 스위스로 들어가는 관문을 제네바로 정했다. 아부다비를 경유해서 가는 일정으로 잡다 보니 취리히 보다는 제네바로 들어가는 시간이 여행하기에 더 적합했기 때문이다. 보통 경유를 하게 되면 여행지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아부다비를 경유할 경우 대기시간 동안 페라리월드를 방문할 수 있기 때문에 지난번 여행과 마찬가지로 아부다비를 경유하는 에티하드 항공을 이용했다.


경유지가 있거나 밤 비행기로 이동할 경우 공항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PP카드는 매우 유용하다. 우리가 탈 비행기 출발시간이 새벽이어서 우린 PP카드를 이용해 기다리는 동안 라운지에서 출출한 배를 채우며 시간을 보냈다. 라운지에는 라면, 샌드위치 등을 비롯한 간단한 식사와 인터넷 사용환경이 제공되기 때문에 비행기 대기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우린 비행기가 경유지인 아부다비에 도착했을 때에도 PP카드를 이용해 아부다비에 있는 라운지를 이용했다. 아부다비 공항에는 3개의 라운지가 있는데 'Al Reem Lounge'와 'Al Dhabi Lounge'는 Terminal 1 에 'Al Ghazal Lounge'는 Termibal 2 에 위치해 있다. 우리는 출국과 귀국 시 모두 Terminal 1 에 있는 라운지 2개를 이용했는데 음식도 괜찮고 특히 샤워시설이 있어 좋았다.




제네바 도착

제네바 공항에서 첫날 묵을 숙소인 제네바 호스텔까지는 열차와 트램을 이용해야 한다. 제네바 공항까지 기차가 연결되어 있어 열차를 이용하기 편리하다. 우린 기차를 이용하기 위해 가장 먼저 스위스 여행의 필수품인 스위스 패스 승인을 받았다.

장시간 비행으로 지쳐버린 막내 조카


제네바 공항에서 제네바 시내에 위치한 제네바 역까지는 열차로 약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제네바 역에 도착하면 제네바 시내를 운행하는 트램을 이용해서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열차를 타니 어느새 신이난 조카들


기차를 타고 제네바 역에 내려 밖으로 나오면 트램과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정류소가 바로 보인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트램이 시내를 운행하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왜 우리나라는 지하철이 대중화되어 있는데 제네바는 트램을 이용하는지 궁금했다. 이 점은 다음날 트램을 몇 번 이용해 보고 난 뒤 어느 정도 추측이 되었다.

15번 트램의 노선을 확인하는 중


트램에서 내려 '제네바 호스텔'의 위치를 못 찾아 헤매고 있는데 지나가던 학생이 목적지를 물어보더니 자신이 안내해 주겠다며 따라오란다.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인임을 확인하더니 자신의 친구가 한국인이고, 본인도 한국인에 대해서도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괜찮은 음식점과 갈만한 장소를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스위스 학생의 친절함에 스위스에 대한 호감도가 더욱 높아졌고 한국사람들에 대한 인식과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우린 '제네바 호스텔' 앞까지 안내해준 스위스 학생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지 몰라 간식으로 가져온 한우 육포 한 봉지를 고마움의 표시로 주었다. 한국산 소고기로 만든 간식임을 강조하며..^^



레만 호수

숙소에 도착한 뒤 저녁시간을 이용해 우린 레만 호수 주변을 돌아보았다. '레만 호수'는 스위스에서 가장 큰 호수로 프랑스어로는 '레만 호'라고 불리며 영어로는 '제네바 호'라고 불린다. 


레만 호수는 호수이지만 엄청난 규모 때문에 호수가 아니라 강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 많은 배들이 여기저기 정박해 있고 유람선도 돌아다니고 있어서 전혀 호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레만호수를 유람하는 유람선과 대분수


우리가 레만 호수를 보고 가장 놀란 것은 깨끗함이었다. 많은 배가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호수는 물 위를 배회하는 오리의 발이 보일만큼 깨끗했다.

오리발이 훤히 보일만큼 깨끗한 레만 호수


'레만 호' 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145m까지 올라간다는 대분수이다. 하지만 막상 보니 높이 올라가는 한줄기 분수라는 것 외에는 특별함을 찾기 어려웠다. 레만호의 대분수는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이 올라간다고 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높이 올라가는 분수는 좀 다른 느낌일까?..^^;


레만호를 산책하며 대분수보다 더 우리의 관심을 받은 것은 노란색의 보트 택시였다. 레만 호수에는 호수를 횡단하는 보트 택시가 있어 호수를 건너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었다. 가격은 무료이고 운행 시간이 있는 듯했다. 무엇보다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몇 년 전 한강의 보트 택시와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강의 보트 택시와 레만호의 보트 택시는 
경제적 논리로 볼 것인지 편의시설로 볼 것인지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닐까?


우리나라의 보트 택시는 실패했는데 스위스의 보트 택시는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사안에 대해 경제적 논리로 보는 시각과 편의시설로 보는 시각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레만호의 보트 택시는 4개의 노선으로 운행된다. 각각의 노선은 M1~M4로 표시되며 정해진 정류소에서 각 노선으로 출발하는 보트 택시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레만호 보트택시 운행 노선도


우린 M1과 M2 노선을 이용했다. M2를 이용하면 대분수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대분수를 가까이 보고 싶다면 M2 노선을 운행하는 보트 택시를 타면 된다. 

보트 택시를 타고 이동중인 조카


우린 호기심에 보트 택시를 타보긴 했는데, 타보니 호수 주변을 이용하는 데 있어 꽤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쉽게 호수를 건너갈 수 있었고 특히 무료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진 과정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겼다. 서울시에서 과거 MB정부에서 실패했던 보트 택시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검토해 봤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대분수를 비롯해 레만 호수 주변을 가볍게 산책 후 우린 근처 식당에서 피자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피로를 풀기 위해 일찍 숙소로 향했다. 



여행 참고

1. 스위스 패스 안내(https://www.myswitzerland.com/ko/swiss-travel-pass.html)

스위스 여행 시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일정에 따라 '스위스 트래블 패스'와 '스위스 트래블 패스 플렉시', '스위스 패밀리 카드' 등을 잘 활용하면 비싼 스위스의 대중교통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2. PP(Priority Pass) 카드(https://www.prioritypass.com/ko/)

전 세계 600여 개의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이다. 직접 구매할 수도 있지만 너무 비싸기 때문에 PP카드를 제공해주는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방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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