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하이킹 가자!!
05. 쉬니케 플라테 ~ 피르스트 하이킹 (다섯째날)
출발을 며칠 앞두고 아빠가 어느 도시를 가느냐고 물으셔서 알프스 하이킹을 하러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빠의 대답이 의외였다.
"한국에도 산이 많은데 굳이 거기까지 가서 산을 가냐??"
아빠에게는 융프라우나 몽블랑이나 북한산이나 관악산이나 모두 그냥 산일뿐..ㅋㅋ
'아닌데.. 다른데..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아빠의 물음에 정조 때 문인 유한준의 유명한 문장이 떠올랐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건 전과 같지 않더라.."
아마도 난 알프스를 사랑하게 되었나 보다..^^
알프스 여행경로와 이동방법융프라우 하이킹의 시작
다섯째날 여행일정■ : 융프라우 VIP 패스로 이용 가능
융프라우는 너무나도 유명한 관광지여서 수많은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공유되어 있었다. 문제는 그 수많은 정보들 중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막상 융프라우를 하이킹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막상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그것이 더 큰 고민이었다. 그만큼 융프라우는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가깝기만 하다면야 제주도 올레길처럼 1번부터 쭉 하이킹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올레길도 다 돌아보지 못한 마당에 올레길보다 훨씬 많은 그것도 타지에서의 하이킹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고심 끝에 정말 놓치기 싫은 하이킹 코스 몇 개를 정하고 날씨 상황에 따라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쉬움이 남는 코스는 다음번에 다시 한 번 스위스를 방문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융프라우는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그것이 더 큰 고민이었다.
우린 융프라우 지역에서만 5박을 하며 머물 예정이어서 융프라우 VIP Pass를 활용하기로 했다. VIP Pass는 몽블랑 멀티패스와 마찬가지로 융프라우 지역에서 운행되는 융프라우 열차와 케이블카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이다. 우리처럼 며칠 동안 융프라우 지역에서 머물 사람들에게는 유용하다.
우린 융프라우 하이킹의 시작을 가장 긴 하이킹 코스인 쉬니케 플라테~피르스트 구간으로 정했다. 여행의 주제가 하이킹인 만큼 가장 오랜 시간 동안 하이킹할 수 있는 코스를 경험해봐야 한다는 무모한 도전정신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융프라우 하이킹 코스는 올레길처럼 코스 번호가 정해져 있다. 우리가 정한 쉬니케 플라테~피르스트 구간은 62번 코스이다. 총 하이킹 시간은 6시간 10분!! 하루를 모두 이곳에 소비해야 한다.
쉬니케플라테 하이킹 정보각 하이킹 코스는 가장 쉬운 코스부터 전문가 코스까지 3단계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의 난이도를 표현하는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다.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중간단계 난이도이다. 경험해보니 가장 어려운 단계인 3단계를 제외하고는 일반인이 하이킹을 하기에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각각의 난이도에 대한 설명은 아래 설명내용을 참조하면 된다.
스위스 하이킹 난이도 구분쉬니케 플라테~피르스트 하이킹
쉬니케 플라테를 가기 위해서는 빌더스빌에서 쉬니케 플라테행 기차를 타야 한다. 물론 빌더스빌에서부터 쉬니케 플라테까지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쉬니케 플라테가 해발 2,000 m 에 근접함을 생각한다면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쉬니케 플라테에 오르면 피르스트까지 하이킹을 하면 된다.(아래 파란색 코스)
쉬니케플라테~피르스트 하이킹 코스(검은색: 열차 및 케이블카 경로/빨간색: 하이킹 코스)6시간이 넘는 하이킹을 해야 하기에 우린 빌더스빌 역에 도착하자마자 근처 슈퍼에 들러 점심으로 먹을 과일과 마실 것들을 준비했다. 열차시간을 미리 확인했기에 잠시 기다리니 클래식한 분위기의 쉬니케 플라테행 열차가 어느새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쉬니케플라테행 열차열차가 출발한 후 조금 지나자 창밖으로 인터라켄 시내와 튠 호수가 보인다.
열차에서 바라본 튠호수
튠호수와 인터라켄큰 감흥을 주지 못하는 풍경이 지나가고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질 때쯤 터널 속으로 들어간 열차는 터널을 나오자마자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주며 순식간에 열차 안의 관광객들에게서 탄성을 만들어냈다. 예상치 못한 멋진 풍경이 창밖으로 펼쳐지자 갑자기 열차 안은 탄성과 사진 찍는 소리들로 소란스러워졌다.
창밖으로 펼쳐진 설산 풍경쉬니케 플라테 역에 도착하니 이곳을 놓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보다 놓쳐서는 안 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의 경이로운 풍경 때문에 역 근처에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었다. 시간이 없다면 꼭 하이킹을 하지 않더라도 쉬니케 플라테까지만 올라와서 놀다가도 좋을 것 같았다.
쉬니케플라테 역
쉬니케플라테에서 바라본 설산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호텔 직원들이 스위스 전통 악기를 들고 관광객들에게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 이 역시 멋진 풍경과 함께 하니 아주 멋진 그림이 되었다.
경치를 감상한 후 하이킹 지점으로 이동하니 피르스트까지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피르스트에서 마지막 케이블카 출발시간이 표시되어 있다. 하이킹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마지막 케이블카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하이킹을 하다 보면 간간이 하이킹 난이도 표시가 나타난다. 이 표시를 따라 하이킹을 하면 된다.
하이킹 구간에 나타나는 난이도 표시을 따라 하이킹을 하면 된다.쉬니케 플라테~피르스트 하이킹 코스(62번 코스)의 매력은 브리엔츠 호수와 융프라우 산군을 모두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걷다 보면 왼쪽으로 브리엔츠 호수와 인터라켄이 눈앞에 펼쳐진다.
왼쪽에 브리엔츠 호수를 보며 걷는 하이킹 길
브리엔츠 호수와 인터라켄
브리엔츠호수(오른쪽)와 튠호수(왼쪽), 그리고 인터라켄(가운데)호수 풍경을 지나면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을 만날 수 있다. 스위스에서 보니 소마저도 여유롭게 보였다. 친근함을 표현했던 우리에게 별로 거부감이 없었는지 한 마리가 계속 쫓아와서 걸음을 재촉해 겨우 떼어냈다
하이킹 중 만난 소들경치 때문인지 소의 휴식이 너무나 평화로워 보였다. 소가 부럽기는 처음이다.
휴식을 취하는 소와 융프라우걷다 보면 위험하진 않지만 그래도 아찔한 구간도 나온다.
왼쪽으로 경사가 급격한 구간약 4시간쯤 걸어가면 음료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산장을 만날 수 있다. 우린 간식거리와 물을 충분히 준비했기에 그냥 지나쳐갔다.
하이킹 중 유일한 산장하이킹을 시작한 지 약 5시간이 지나자 유명한 바흐알프제 호수가 나타났다. 호수 뒤쪽으로 나타나는 설산이 호수와 어울려 멋진 경치를 뿜어내고 있었다. 스위스 관광안내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풍경이다. 우리도 이곳에서 한동안 경치를 감상하며 휴식을 취했다. 구름이 걷히길 한참을 기다렸지만 결국 구름을 걷어내지는 못했다.
바흐알프제 호수바흐알프제 호수를 감상한 후 피르스트까지 걸어가다 보니 바흐알프제 호수를 보기 위해 피르스트에서 출발해 호수를 감상 후 다시 피르스트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피르스트에서 호수까지는 1시간 정도만 걸어가면 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코스를 통해 호수를 관람하고 간다.
시간이 허용한다면
쉬니케 플라테에서 넘어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시간상 그리고 체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허용한다면 힘든 여정일 수 있지만 훨씬 경이롭고 감동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쉬니케 플라테 ~ 피르스트 하이킹 코스를 경험하길 추천한다. 그리고 이 구간의 하이킹을 한다면 출발지를 피르스트보다는 쉬니케플라테로 선정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그래야 융프라우를 바라보며 하이킹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르스트에서는 케이블카 외에도 '피르스트 플라이어'라는 짚라인을 타고 내려갈 수 있다. 융프라우 VIP Pass 가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이용하고자 했지만 대기줄이 길어 다른 날 이용하기로 하고 장시간 하이킹으로 지친 몸을 케이블카에 태워 숙소로 보냈다.
여행 참고
1. 융프라우 하이킹 정보(http://www.jungfrau.ch/en/tourism/travel-information/hiking-trails/summary/)
2. 융프라우 VIP Pass 관련 정보(http://www.jungfrau.co.kr/main/main.asp)
융프라우 VIP Pass는 융프라우 철도 및 케이블카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이다. 따라서 장기간 융프라우에 머물 계획이라면 VIP Pass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VIP Pass를 이용한다면 스위스 패스와 중복되지 않도록 일정을 잘 조절하는 것이 좋다. 융프라우 VIP Pass는 동신항운에서 판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