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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반 Jul 24. 2016

알프스 하이킹 가자!!

04. 몽블랑 익스프레스 / 골든패스 파노라마 (넷째날)

출발 1달을 남겨두고 비행기 티켓만 끊어놓았을 뿐 여행 일정은 출국 날짜를 2주 앞둔 시점에서야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 샤모니에서의 숙박은 출국 당일 공항에서 전화로 예약할 정도로 준비에 여유를 가지지 못한 여행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완벽히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여행지에서의 변수는 늘 존재하고 또한 예상치 못한 변수는 여행의 재미를 가미하기도 한다. 


우린 숙박장소, 여행경로, 그리고 이동수단만을 확인하고 부족한 건 현지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일단 떠나고 보자는 생각이었다.


알프스 여행경로와 이동방법


프랑스 샤모니에서 스위스 인터라켄까지
넷째날 여행일정

 : 스위스 패스로 이용 가능


정해진 기간 내에 여행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동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이동시간을 잘못 계획하면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거나 혹은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여행 피로도가 증가해 계획을 수정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스위스는 이동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을 잘 갖추고 있었다. 우린 관광상품으로 개발된 열차들과 우리의 이동경로를 비교하며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이동으로 인한 피로도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스위스는 이동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을 잘 갖추고 있었다.


프랑스 샤모니에서 스위스 인터라켄까지는 열차로 이동이 가능하다. 한 번에 갈 수는 없고 몇 번 갈아타야 한다. 기차를 여러 번 타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기차 시간을 확인해 두어야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샤모니 -> 마티니 : 몽블랑 익스프레스

마티니 -> 몽트뢰 : 스위스 열차

몽트뢰 -> 인터라켄 : 골든패스 파노라마


샤모니에서 마티니까지는 다른 대안이 없었지만 마티니에서 인터라켄까지는 Visp를 거쳐가는 일반열차를 이용하거나 몽트뢰에서 골든패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우린 추가 예약 비용을 들여 골든패스를 타기로 했다. 골든패스를 이용해보니 왜 이 노선을 관광용으로 개발했는지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몽블랑 익스프레스

샤모니에서의 하이킹을 끝내고 아침 일찍 스위스로 이동하기 위해 아침식사를 하자마자 숙소를 나섰다. 샤모니에서 스위스로 가려면 몽블랑 익스프레스를 타고 마티니까지 이동해야 한다. 몽블랑 익스프레스는 마티니까지만 운행하기 때문에 마티니에서는 스위스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알펜로제 게스트 하우스의 이점 중 하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열차역까지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다. 인근 정류소에서 버스를 타면 샤모니 몽블랑 역까지 바로 갈 수 있지만 우린 한적하고 조용한 이국의 도시를 느끼고 싶어서 10분을 걸어가기로 했다.


10분을 걸어가니 무인역인 Les Pelerins 역이 나타났다. 작고 소박한 시골역의 모습이다.

Les Pelerins 역 승강장
Les Pelerins 역 입구


무인역인지 모르고 티켓을 사기 위해 여기저기 둘러봤지만 사람이 없었다. 한참을 서성이다 숙소에서 나눠준 무료 교통권을 확인해보니 샤모니 내 버스는 물론 몽블랑 익스프레스도 이용할 수 있다고 적혀있었다. 확인해보니 스위스에서 샤모니로 올 때는 스위스 패스로도 이용할 수 있었다.


열차를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니 북적거리는 도심의 기차역과는 달리 조용하고 한적한 풍경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곳에서 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Les Pelerins 역 인근의 호수 풍경


몽블랑 익스프레스는 타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인지 3량으로 운영되었다. 빨간색의 열차가 인상적이다.

몽블랑 익스프레스


열차를 타면 익스프레스라는 이름과는 달리 속도가 빠르지는 않다. 오히려 빠르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더 느리게 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경치를 감상하다 보니 사진 찍는걸 깜박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이곳에서의 풍경사진이 없다. 



마티니에서 몽트뢰로

스위스 패스 날인은 스위스 소재 역에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스위스 패스로 몽블랑 익스프레스를 탈 수 있다 하더라도 스위스를 거치지 않았다면 사용이 불가하다. 우리는 마티니 역에 내리자마자 인포메이션에서 스위스 패스와 여권을 보여주고 사용 개시를 받았다. 이제 스위스 열차를 맘껏 탈 수 있다^^


스위스 열차 시간은 SBB Mobil 앱을 통해 쉽게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일정을 확인하고 대기시간을 최소화했다. 골든패스 시간과 인터라켄에서 다시 그린델발트까지 이동해야 하는 시간 때문에 마티니에서는 약 10여분 정도의 여유시간만 계획하고 있었기에 조금 급하게 움직였지만 스위스 패스를 개시하고 열차를 갈아타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골든패스 파노라마

골든패스 파노라마 구간은 몽트뢰에서부터 쯔바이짐멘 구간이고 쯔바이짐멘에서 인터라켄까지는 다시 다른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골든패스 노선(출처 : 스위스 관광청)
골든패스 노선 상세(출처 : 스위스 관광청)


골든패스 열차를 타려면 예약을 해야 하는데 스위스 패스가 있을 경우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우린 스위스 패스 2등석 패스를 구매했기 때문에 사이트에서 2등석을 예약했다. 물론 1등석으로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예약은 루체른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우린 인기 구간인 쯔바이짐멘까지만 예약을 하고 쯔바이짐멘에서 인터라켄까지는 예약을 하지 않았지만 앉아서 갈 수 있었다.


골든패스는 인기가 많아서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다.


골든패스 노선은 인기가 많아 늦게 예약할 경우 좌석이 없을 수 있으므로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다. 우리가 탔을 때에도 골든패스 열차는 사람이 가득 찼지만 쯔바이짐멘부터는 좌석에 여유가 많았다. 특히 2등석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2등석부터 예약이 마감이 되는 것 같다. 


여행을 하면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기지만 그중엔 기분 좋은 변수도 있어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하기도 한다. 우린 분명 2등석을 예약했는데 뭔가 착오가 생긴 건지 승무원이 2등석에 앉아있던 우리 승차권을 확인하더니 1등석 좌석이라며 1등석으로 안내를 했다. 혹시나 예약을 잘못한 건가 싶어 다시 확인해봤지만 분명 2등석 예약비가 지불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어쨌든 승무원이 1등석으로 계속 안내를 하기에 군말 않고 조용히 승무원의 안내를 받아 1등석에 앉아가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처음엔 과연 굳이 예약비를 지불하면서까지 관광열차를 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막상 타보니 당연히 타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굳어졌다. 상상 속에 있던 스위스 이미지가 이 열차에서 보는 풍경으로 확인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열차가 출발하고 10여분 정도가 지나자 창밖으로 나타나는 풍경에 사진을 찍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골든패스를 타고 이동하며 나타나는 풍경들


약 3시간여 동안 풍경을 감상하며 이동하다 보니 어느새 인터라켄에 도착했다. 인터라켄에 내려 다시 그린델발트까지는 융프라우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그린델발트까지는 스위스 패스로 이용이 가능하다. 



보르트의 숙소

우리가 묵을 숙소는 그린델발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첫 번째 정거장인 보르트에 내리면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케이블카는 막차가 6시에 출발하므로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 만약 케이블카를 놓치게 되면 택시를 타거나 약 1시간을 걸어야만 갈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숙소의 선택이었다. 샤모니에서의 숙소도 좋았지만 보르트에 자리 잡은 Berghous Bort 숙소 또한 너무나 만족스러운 숙소였다. 물론 접근성이 단점이긴 하지만 좋은 풍경과 조용한 숙소를 원했던 우리에겐 장점이 훨씬 더 컸다.


그린델발트에서 피르스트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첫 번째 정거장인 보르트에 내리면 나무로 지은 유일한 숙소가 한채 있다. 그곳이 우리가 묵을 숙소이다.

보르트에서의 이정표


입구에서 보니 수상 기록이 문 앞에 붙여져 있어 어느 정도 신뢰가 갔다.

Berghaus Bort 수상기록


나무로 지어져 있어 주변 풍경을 크게 해치지 않았다.

Berghaus Bort


특히 정면에 유명한 아이거 북벽이 보여 멋진 경치를 자랑했다. 

Berghaus Bort 와 아이거
보르트의 유일한 숙소


이곳의 단점 중 하나는 주변에 식당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이곳에서 저녁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우스 디너는 가격은 좀 비쌌지만 스타터부터 디저트까지 코스로 제공되어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만약 하우스 디너를 생각한다면 경치를 감상하며 다양한 스위스 음식을 천천히 즐기면서 먹는다는 생각으로 예약하면 좋을 듯하다.


이곳에서 묵는 동안 잊을 수 없는 기억 중 하나는 한밤중에 잠에서 깨었을 때 밖으로 나와 바라본 하늘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반짝거리는 별들과 생애 처음으로 본 선명한 은하수는 언젠가 다시 한번 스위스를 여행한다면 꼭 이곳을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여행 참고

1. 몽블랑 익스프레스 시간(http://www.chamonix.com/travel-information,13,en.html)


2. 골든패스 파노라마 여행 정보(http://traintravel.myswitzerland.com/gpl_en/)


3. 골든패스 파노라마 예약 정보(http://www.goldenpass.ch/ko)


4. 스위스 열차(http://fahrplan.sbb.ch/bin/query.exe/en)


5. Berghaus Bort(http://www.berghaus-bort.ch/en/contact/arrival_locati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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