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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반 Jul 10. 2016

알프스 하이킹 가자!!

03. 락블랑 / 브레방 (셋째날)

"여행 어디로 가?"

여행 준비가 거의 끝나갈 무렵.. 함께 일하는 부장님이 여행에 대해 물었다.


알프스 하이킹을 준비하고 있다고 간단히 하이킹 일정을 말씀드렸더니 관광이 아니라 정말 여행을 하러 가는 거라며 잘 다녀오라고 격려해 주셨다. 그때 알았다.. 난 관광이 아니라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프스 여행경로와 이동방법


Chamonix Valley

샤모니를 비롯한 이곳의 도시들은 몽블랑 산군과 브레방 산군 사이의 계곡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한쪽은 해발 4천 미터의 몽블랑 산군이 있고 건너편엔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브레방 산군이 솟아올라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 덕에 몽블랑은 2가지 뷰로 감상할 수 있다. 하나는 에귀 뒤 미디 전망대에 올라 가까이서 봉우리를 바라보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건너편의 브레방 전망대에 올라 멀리서 산군 전체를 감상하는 방법이 있다.

샤모니 시내 - 에귀디미디
플랑드애귀 - 몽탕베르
레스플라즈 - 플레제르 - 앙덱스 - 락블랑
샤모니 시내 - 플랑플라즈 - 브레방

우리는 전날 에귀 뒤 미디 전망대와 몽탕베르 하이킹으로 몽블랑과 주변의 산군을 가까이서 감상했기에, 다른 전망의 몽블랑을 감상하기 위해 락블랑과 브레방이 있는 건너편 산으로 오를 준비를 했다. 


샤모니에서 하이킹을 하며 지도를 보니 지금이야 교통이 발달해 자연이 선물해준 최고의 관광도시가 되었지만 교통이 불편했던 옛날에는 들어가기도 나가기도 쉽지 않은 산골 중의 산골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락블랑 가는 길
셋째날 여행일정

 : 몽블랑 멀티패스로 이용 가능


에귀 디 미디가 몽블랑을 가까이 보기 위한 방법이라면 락블랑과 브레방은 몽블랑과 친구들을 모두 한꺼번에 감상하기 위한 방법이다. 그래서 하루 일정으로 샤모니를 방문하는 분들은 오전에 에귀 뒤 미디 전망대에 오른 후  오후에 브레방 전망대에 올라가는 일정도 많다고 한다.


락블랑을 가려면 레프라즈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플레제르까지 가야 한다. 레프라즈까지는 버스로 약 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다. 우린 레프라즈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가기 위해 숙소 앞에 있는 정류소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비는 숙소에서 나눠주는 무료 교통권을 사용하면 된다. 무료 교통권은 샤모니에서 운행하는 모든 교통수단에 대한 통행권이라고 보면 된다. 단, 케이블카는 제외이다. 


숙소에서 나눠주는 교통권을 사용하면
케이블카를 제외한 모든 교통수단이 무료이다.


버스 노선 및 시간표는 인터넷에서 확인이 가능하니 사전에 확인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 우린 한낮의 더위를 피하려고 첫 번째 케이블카를 타고 싶었지만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두 번째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다행히 플레제르행 케이블카는 사람이 많이 붐비지는 않았다.


버스에서 내리니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침봉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잠시 후 플레제르에서 바라보게 될 경치가 기대되었다.

케이블카 탑승 전 바라본 경치


플레제르 - 앙덱스 - 락블랑 하이킹

케이블카를 타고 플레제르에 내리면 멋진 경치에 흥분을 감출 수 없다.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들려오는 것에 공감이 된다. 첨탑처럼 뾰족이 솟은 봉우리들이 산군을 형성하니 웅장하고 경이롭지 않을 수 없다. 아침시간이어서 역광 때문에 사진을 많이 담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쉽다. 

플레제르에 내려서 바라본 몽블랑 산군


플레제르에 내리자 곳곳에 보이는 스키 리프트와 스키어들을 위한 이정표가 겨울에는 이곳이 스키장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스키어들을 위한 이정표


둘러보니 락블랑까지는 1시간 45분이 소요된다는 이정표가 있다.

플레제르에서 락블랑 이동 방향 및 이동 시간


우린 플레제르에서 락블랑으로 바로 가지 않고 앙덱스까지 오른 후 락블랑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플레제르에서 락블랑까지의 하이킹 시간과 앙덱스에서 락블랑까지의 하이킹 시간은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앙덱스에서 락블랑을 거쳐 다시 플레제르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난 것으로 보아 많은 사람들이 앙덱스로 가지 않고 플레제르에서 락블랑으로 바로 가는 듯하다.

레프라즈 - 플레제르 - 앙덱스 - 락블랑 - 플레제르 루트


하지만 앙덱스에서 락블랑으로 하이킹을 해보니 락블랑을 간다면 플레제르보다는 앙덱스에서 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우선 하이킹이 조금 더 수월하다. 앙덱스까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 앙덱스에서 락블랑을 거쳐 플레제르로 오는 길은 대부분이 내리막길이다. 반면 플레제르에서 락블랑까지는 오르막으로 올랐다가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와야 한다.


또 다른 이유는 앙덱스에서 하이킹을 하면 건너편 산군을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지만 플레제르에서 출발하면 건너편 산군을 등에 지고 오르게 된다. 물론 다시 내려올 때에는 바라보면서 내려올 수 있다.


앙덱스에서 출발하면
경치를 바라보며 하이킹을 할 수 있어서 좋다.


그렇다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앙덱스까지 가려면 플레제르에서 앙덱스까지 올라가는 리프트 비용이 추가된다. 하지만 몽블랑 멀티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추가 비용이 없기 때문에 비용 부담은 없다. 이런 이유로 락블랑을 가고자 한다면 앙덱스에서 락블랑으로 가는 편을 추천한다. 


플레제르에서 앙덱스까지는 스키리프트를 이용한다. 앙덱스로 가는 사람들은 플레제르에 내리면 바로 옆 탑승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우린 몽블랑 멀티패스가 있으니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앙덱스로 가는 리프트


높은 곳으로 가면 갈수록 전망이 좋아지다 보니 앙덱스로 올라가는 리프트에 앉아서도 연신 뒤쪽을 돌아보며 경치를 감상하기에 여념이 없다. 겨울에 눈이 쌓이면 스키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멋진 절경이 될 것 같았다. 


리프트에서 내리니 거대한 돌산을 정복하기 위해 암벽 등반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두 사람이 암벽을 등반하고 있었다. 보기만 하는데도 손에 땀이 났다.

암벽등반하는 사람들
암벽등반하는 사람들 자세히


앙덱스는 돌과 흙이 대부분이어서 앙덱스 자체가 그리 매력적이지는 않다. 높은 고도 때문인지 녹색 식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앙덱스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산군은 장엄한 절경을 뽐내고 있어 앙덱스에 올라온 가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앙덱스에서 바라본 몽블랑 산군
앙덱스에서 만난 하트모양의 호수


앙덱스에서 락블랑까지의 하이킹은 대부분 내려가는 길이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지만 돌이 많은 길이다 보니  편안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멋진 경치를 보면서 가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갈 수 있다.

앙덱스-락블랑 하이킹 중 몽블랑 산군


락블랑까지는 대부분이 한길이고 갈림길에는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서 헤매지 않고 갈 수 있다. 마지막 돌계단은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더운 날씨 탓인지 쉬지 않고 오르기는 힘든 코스였다. 

락블랑에 이르는 마지막 돌계단을 향해 있는 표지판
락블랑으로 가는 마지막 돌계단


락블랑에 도착하니 넓은 호수와 탁 트인 전망이 왜 이곳이 그렇게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인지를 단번에 설명해 주었다. 호수의 색깔이 옥색인 것은 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인 탓이다. 호수는 더운 날씨임에도   차가운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락블랑과 몽블랑 산군


락블랑에는 간단한 음료 및 식사가 가능한 산장이 있었지만, 우린 산장에서 조금 떨어져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하며 전날 시내에서 구입한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했다. 멋진 절경과 함께한 점심은 샌드위치로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락블랑에서 흘러내려가는 물길과 몽블랑 산군
락블랑에서 샌드위치


락블랑에서의 휴식을 아쉬워하며 우린 플레제르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일어섰다. 락블랑에서 플레제르까지는 내려가는 길인 데다 앙덱스에서처럼 돌이 많지 않은 산길이어서 힘들이지 않고 내려갈 수 있다. 그리고 앙덱스에 비해 고도가 낮은 곳이어서 그런지 그동안 보지 못했던 녹색식물들도 눈에 보였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눈앞에 펼쳐지는 전망을 구경하느라 발을 헛디딜 수 있다는 것만 조심하면 된다.^^


이국적인 풍경들에
한동안 일어나질 못했다.


내려가는 길에 전망도 좋고 바람도 좋아 한동안 앉아 경치를 감상했다.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이국적인 풍경들에 한동안 일어나질 못했다. 

메르드 글라스
침엽수림과 샤모니 마을


플레제르에 가까워지자 스키리프트가 눈에 들어왔다. 이 넓은 곳이 모두 자연설의 스키장이 된다고 생각하니 겨울이 정말 궁금해졌다.

플레제르 근방의 스키리프트


플레제르에 도착해 이정표를 보니 우리가 계획했던 플랑플라즈까지 2시간이 소요된다고 적혀있었다. 처음 계획은 플레제르에서 플랑플라즈까지 하이킹을 한 후 플랑플라즈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브레방으로 가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더운 날씨와 해발 2,000m 가 넘는 구간의 하이킹에 이미 녹초가 된 우리는 플랑플라즈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버스를 타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고 레프라즈까지 내려갔다.

플레제르에서 각 이동지까지의 소요시간 이정표


브레방 전망대

최초 일정은 1번(노란색) 코스로 하이킹을 하며 플랑플라즈까지 이동하는 것이었지만 레프라즈에서 브레방 곤돌라 탑승장까지 버스로 이동한 후 곤돌라를 타고 플랑플라즈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변경했다. 하이킹을 해야 하기에 가장 우려되었던 날씨는 정말 좋았지만 한여름의 강한 햇볕은 우릴 금방 지치게 했다.

샤모니 시내 - 플랑플라즈 - 브레방 루트


플레제르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브레방 전망대 곤돌라 탑승장까지는 버스로 10~15분 정도면 도착한다. 브레방 전망대는 플랑플라즈까지 곤돌라를 타고 가서 플랑플라즈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케이블카가 아니라 곤돌라여서 기다리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고 가자마자 바로 탈 수 있다. 


왜 케이블카가 아니라 곤돌라일까? 궁금했는데 막상 타보니 이해가 되었다. 경사가 워낙 급격하다 보니 케이블카로는 아마도 힘들지 않았을까.. 

급격한 경사 덕에 타는 재미도 있다. 아마도 청룡열차의 기분을 느끼고 손에 땀을 쥐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았다.


플랑플라즈에서 내리면 식사와 음료를 먹을 수 있는 매점이 있다. 우린 내려올 때 들르기로 하고 브레방 전망대 케이블카를 기다렸다.

플랑플라즈 전망대


에귀 디 미디도 마찬가지지만 브레방 전망대 역시 보기만 해도 아찔한 위치에 있다. 플랑플라즈에서 바라본 브레방 전망대는 케이블카를 타는 것조차도 큰 도전처럼 느껴졌다. 마치 양쪽 절벽을 케이블카로 연결한 것 같았다.

플랑플라즈에서 바라본 브레방 전망대 (꼭대기 부분이 브레방 전망대)
브레방 전망대 케이블카
브레방 전망대 케이블카


브레방 전망대에 오르면 에귀 디 미디에서 바라본 몽블랑과는 다른 또 다른 모습의 몽블랑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보솜 빙하와 함께 보이는 웅장한 모습은 마치 손으로 만져보고 싶은 느낌이다. 

브레방에서 바라본 몽블랑과 보솜빙하
브레방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브레방 전망대에서 인근으로 하이킹도 가능하지만 우린 플랑플라즈에서 빙하 맥주와 함께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여행 참고

1. 샤모니 버스 정보(http://chamonix.montblancbus.com/en/bus-l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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