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 지하강 투어 (넷째 날 오후)
지하강(Underground River) 투어 방법과 비용
지하강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국립공원이다. 특히 약 8km 길이의 석회석 카르스트 경관을 볼 수 있는 동굴 안을 탐험할 수 있기 때문에 팔라완을 여행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이다.
지하강 관광을 위해서는 사방비치에서 배를 타고 지하강이 있는 장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그래서 사방비치에서 입장료와 왕복 보트 비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포트바튼에서 지하강 투어 장소인 사방비치까지는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대기시간을 고려해서 오전에 도착해야 했지만 출발이 늦어진 탓에 점심때가 조금 지난 시간에 도착했다.
우린 사방비치에 도착하자마자 표를 구매하기 위해 관광안내소를 먼저 찾았다. 지하강 관광안내소는 팔라완 여행 중 가장 관광안내소다운 곳이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관광안내소임을 알 수 있는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기에 다른 관광지보다는 신경을 쓴 느낌이다.
투어 비용 중 환경세는 혼다베이에서 계산한 환경세 영수증을 제시하면 면제된다. 우린 환경세를 제외한 투어 비용과 보트 비를 계산하고는 옆에 있는 보트 대기 장소(DISPATCHING AREA)에서 보트 번호표를 받았다.
번호표를 받으며 대기시간을 물어보니 30분 정도 기다리란다. 오전에 접수하고 오후에 배를 탔다는 후기들을 많이 봐서 대기시간 동안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그럴 여유가 없었다. 붐비는 시간을 잘 피한 건지 사람들이 제법 많았지만 여러 대의 보트가 쉴 틈 없이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기 때문에 우리 차례가 오래 걸리진 않았다. 우린 일행이 5명이었기에 6인승 보트에 나홀로 이탈리아 여행객이 함께 했다.
지하강(Underground River) 투어
보트를 타고 약 10분 정도 이동하면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해안가에 배가 멈춘다. 여기서 내려 지하강 입구까지 걸어가야 한다.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에 나올법한 경관을 뽐내는 기암절벽과 아담한 해변은 지하강이 없더라도 관광객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지하강 투어에 여유가 조금 더 있었다면 이곳에서 한참을 머물다 가고 싶었다.
지하강 투어를 끝내고 다시 사방비치로 돌아갈 때는 타고 왔던 배를 다시 타야 하기 때문에 배 번호를 잘 기억해야 한다. 배를 잘 찾아올 수 있도록 배에서 내릴 때 가이드가 배번호를 다시 한번 알려준다.
배에서 내려 안쪽으로 들어가면 민속촌 분위기의 안내소에서 오디오 서비스 기기를 나눠준다. 한국어가 지원되는 점이 너무 좋다.
안내소에서 숲길을 따라 약 10분 남짓 걸어가면 잔잔한 강가에 동굴을 탐험할 수 있는 작은 보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안전 헬멧과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배에 오르면 배를 운전하는 가이드가 출발과 동시에 오디오를 켜라고 신호를 준다. 여기서부터 동굴 탐험이 시작되고 동굴 안 박쥐 서식지와 기이한 석회석 조각들에 대한 설명이 시작된다.
지하강 동굴 탐험은 약 1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박쥐 서식지 보호를 위해 가이드가 조용히 필요할 때에만 플래시를 밝혀준다. 관광객들에게는 8km 중 일부만 공개된다고 하는데 공개된 부분만으로도 상당히 깊었다.
박쥐의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점도 신기했고 동굴 탐험 자체도 흥미로웠다. 특히 오디오 서비스가 제공되어서 깜깜한 동굴 속을 돌아다니는 것이 지루하지 않았다.
지하강 탐험을 끝내자 이곳을 어떻게 발견했는지가 궁금해졌다. 밖에서 배를 타고 해변에 내린 후에 숲길을 지나서 다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동굴.. 문득 배를 타고 가다가 폭풍을 만나서 우연히 해변에 표류한 사람이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숲으로 들어갔다가 우연히 동굴을 발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보았다.
지하강 투어는 과정이 만만치 않지만 팔라완을 여행한다면 한 번쯤은 다녀가 볼 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