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가장 바른생활을 하는 구성원은 200일 된 내 딸, 윤솔이다. 솔이는 저녁 8시쯤 잠들어서 새벽 대여섯 시가 되면 눈을 뜬다.
나의 아침 첫 풍경은 솔이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참 잠을 자다 보면, 솔이가 엄마를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요즘은 제법 말소리처럼 옹알이를 한다.
“맘맘맘마.”
엄마를 부르는 건지, 밥을 달라는 건지 둘 다 인지 모를 소리를 낸다.
가장 먼저 잠에서 깨어 반응하는 건 곁에서 잠든 엄마다.
솔이가 뒤집기를 이리저리 시도하면서부터 아내는 솔이와 함께 바닥에서 잠을 잔다. 나는 그 옆, 바닥보다 조금 높은 침대에서 잠을 잔다. 아내가 솔이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 아이를 먹이기 시작한 후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즈음 나도 정신을 차리고 두리번거리기 시작한다.
그때 내가 처음 보는 장면은 아내의 앉은 채 침대에 기대어 있는 뒤통수와, 수유를 절반쯤 마치고 트림을 하려고 엄마에게 안겨 있는 솔이의 얼굴이다.
저녁에 눈을 감을 때도 아른거리는 내 딸 솔이, 아침에 눈 떠서 가장 먼저 보는 얼굴이 내 딸 얼굴이라서 행복하다. 일상을 살아가는 일이 늘 유쾌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사한 일은 늘 있다. 솔이는 어둠 속에서 아빠 얼굴을 알아보고 생긋 웃는다.
“우리 딸, 잘 잤어?”
딸에게 인사를 건네며 하루를 시작하고, 새벽 내내 쪽잠을 잔 아내에게 고마움을 말하며 이불을 걷고 일어난다. 아직 해뜨기 전 새벽, 서늘한 거실 테이블에 앉아 펜을 꺼내 들고 첫 장면을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가족이 있어 사랑이 무엇인지 배워 가고, 존재만으로 채워짐을 경험하는 나는 아주 행복한 사내다. 또한 이를 가장 즐거운 방식으로 기록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다. 때때로 삶이 답답함을 던져 주기도 하고, 대답할 수 없는 어려운 물음을 물어 오기도 하지만 내게는 그것들 보다 훨씬 큰 이유가 있고 존재가 있다.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고 말한 시구를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