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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araxia Sep 09. 2024

심야 택시 안에서

살아보지 못한 인생과 살아가고 있는 인생

택시에는 하루에도 참 다양한 사람들이

타고 내리기를반복한다.

한마디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승객이 타고 내리는

장소만으로도 그들의 인생이 느껴진다.

고급리조트 버금가는 조경을 가진 최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내리는 손님과

꾸불꾸불 낡고 어두운 빌라가 빼곡한 골목어귀에

내리는 손님을 보는 날이면

더욱 극명하게 대비가 된다.

어느 인생이 행복한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둘 다 내려주고 돌아 나오면서 참 묘한 생각이 든다.

'누구나 한번 사는 인생일 텐데...' 어디서부터 저렇게 나뉘는 것일까?


한 번은 청담동의 명품숍이 즐비한 곳에서

양손에 가득 명품로고가 선명한 쇼핑백을 들고 있는 손님 두 명을 태웠다.

목적지는 성수동의 고급아파트단지,

부부는 아니고 커플인 듯한데 둘의 대화를 의도하지 않게 들어보니 꽤 유명한 인플루언서인 듯하다.

그 유명한 명품브랜드도 할인해서 구매한단다.

얼핏 봐도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데 그들의 대화에 오가는 금액의 수준은 몇백은 기본이고 몇천만 원을 오간다.

자세히 물어보고 싶은 내 궁금증을 입을 꾹 다물고

참고 버틴다.


또 한 번은 종로 2가 청계천변에서 저녁 11시경

남녀승객을 태웠다.

눈치로보아 결혼 2~3년 차 정도의 부부로 보인다.

늦은 퇴근 후 저녁 겸 한잔하고 귀가하는 길인 듯하다.

여자분은 업무 스트레스로 많이 힘든 모양이다.

남자는 여자의 힘듬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제 주식장이오른다고 주식 몇 주를 샀다고 들떠있고 자신이야기만하고 있다.

여자분이 나지막하게 이야기한다. '요즘 너무 힘드네...'

그 한마디에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듯하다.

업무도 힘들고 생활도 힘들고.... 복합적이다.

낡은 어느 오피스텔 앞에 내려주고 터벅터벅 걸어가는젊은 부부의 뒷모습을 보니

문득 청담동에서 태운 커플이 생각났다.


어느 커플이 더 행복할까?

그것은 내가 알 수 없다. 행복의 기준은 다 다른 법이니

하지만 나는 종로에서 태웠던 부부를 더 응원하고 싶다.

그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생이고 내 인생과

더 가깝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마음이

더 간다.

내일은 내가 더 응원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렛츠! 스타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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