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dyton Jun 05. 2018

차를 건네는 마음


몇 해 전

어머니가 우엉차를 만들어 보내주셨다.

고운 우엉을 몇 번을 말리고 볶으셨다고

여자 몸에 좋은 거라며

잊지 말고 우려내 마시라 하셨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시골에서 보내왔다며

불쑥 신문지 뭉치를 건네주었다.

펼쳐보니, 얇은 오가피 나뭇가지가

정성스레 묶여있었다.


그 마음이 깊어서

쉬이 주전자에 찻물을 올리지 못하고

색이 맑은 유리병을 깨끗이 닦아

말린 차를 봉해 두었다.

정성만 가슴에 폭 담갔다.


차를 마시지 않아도

그윽한 향이 남는다.

사람의 향이 사람에 배인다.

나는 당신에게 어떤 향기를 가진 사람인가.



매거진의 이전글 귀뚜라미가 사라진 가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