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어머니가 우엉차를 만들어 보내주셨다.
고운 우엉을 몇 번을 말리고 볶으셨다고
여자 몸에 좋은 거라며
잊지 말고 우려내 마시라 하셨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시골에서 보내왔다며
불쑥 신문지 뭉치를 건네주었다.
펼쳐보니, 얇은 오가피 나뭇가지가
정성스레 묶여있었다.
그 마음이 깊어서
쉬이 주전자에 찻물을 올리지 못하고
색이 맑은 유리병을 깨끗이 닦아
말린 차를 봉해 두었다.
정성만 가슴에 폭 담갔다.
차를 마시지 않아도
그윽한 향이 남는다.
사람의 향이 사람에 배인다.
나는 당신에게 어떤 향기를 가진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