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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nyourself Nov 04. 2021

여름

#1 Summer - Giuseppe Arcimboldo

어떤 작품부터 우리 아이와 같이 보면 좋을까 하다가 생각난 작품은 바로 Giuseppe Arcimboldo(주세페 아르침볼도) 의 Summer 라는 작품이에요.


사실 이 작품은, 제가 7년 전 이탈리아 여행을 하다가, 어느 미술관에서 산 엽서에 있던 그림이에요. 온갖 열매와 식물들로 사람의 얼굴을 표현한게 조금은 무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작품이죠?

이 그림을 그린 아저씨는 600년 전 쯤, 그러니까 1500년대에 이탈리아라는 나라에 살고 있던 사람이었어요.


그 당시 이탈리아는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시대였죠. 르네상스라는 시대에 사람들은 정확하게, 그리고 가장 아름답게 그림을 그리고 싶어했어요. 멀리 있는 사람을 어떻게 더 잘 그릴 수 있을까, 어떻게 밝고 어두운 부분을 더 잘 그릴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그림을 그렸어요. 그리고 누가누가 더 색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죠. 또, 사람의 몸의 각 부분들이 어떻게 생겼는 지 탐구하던 시대였죠.


원래 이 그림을 그린 아저씨는 귀족이나 왕의 가족들의 그림을 그려주던 사람이었어요. 귀족이나 왕들의 그림을 그리려면, 아마도 그림을 아주 멋지게 그릴 수 있는 사람이었을꺼에요. 그림에 보이는 빨간 체리, 발그레한 볼을 표현하고 있는 복숭아, 웃고 있는 이빨을 표현한 완두콩을 보면, 어디서 빛을 비추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세밀한 부분까지 잘 표현해놓은 걸 볼 수 있어요. 이런 그림도 다 르네상스 시대에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던 방식이었어요.


그리고 또 재밌는 부분은 바로 사람 얼굴에 있는 각 근육들을 과일로 잘 표현했다는 점이에요. 어쩌면 이 아저씨는 그림을 그리면서 누구보다 사람들의 표정을 많이 관찰했던 아저씨 였을지 몰라요. 사람이 웃을 때, 어떻게 볼이 움직이는 지, 어떻게 입이 움직이는 지 잘 알고, 각 부분에 맞는 과일과 식물들로 그림을 그리는 상상을 했을테니까요. 얼핏보면 우스꽝스럽게 얼굴을 그린 것 같지만, 다시 보니 엄청 과학적인 그림처럼 보이지 않나요?


사실 이 그림을 그린 아저씨는 과일 말고 다른 사물로도 사람들을 많이 표현해줬어요. 지금처럼 카메라가 없던 그때 사람들은 자신을 표현하게 위해 초상화라는 걸 그렸거든요. 지금 우리가 우스꽝스러운 사진을 찍고 서로 보여주듯이 아마도 사람들은 조금은 이상하지만, 자신을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는 그림들을 좋아하지 않았을까요?


아 참, 그리고 이 그림의 이름은 Summer, 여름이에요. 그럼 아마도 봄, 가을, 겨울에 대한 작품도 있겠죠? 사실 이 작품은 Four Seasons 라고 불리는 4개의 작품 중 여름을 표현한 작품이에요. 이 그림을 그린 아저씨는 사람의 얼굴을 그 계절에 볼 수 있는 것들로 그렸어요. 아마도 이탈리아의 여름은 저렇게 많은 곡식과 과일을 맛볼 수 있었던 계절이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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