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야 수학이다
수학이라는 과목은 왜 공부하는 것일까?
친구와 이야기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난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 수학 정석을 풀다가 안 풀려 머리를 쥐어뜯는 악몽을 아직도 꿔." "와 , 수학이 어쨌길래 악몽을 꿀 정도로 싫었던 거냐?"
나는 누군가에게 무엇을 가르친다면 '수학'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로 수학을 좋아했기에 그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수학을 가르쳐 오면서 늘 겪었던 일이라 익숙하기도 했다.
왜 그렇게 수학이 싫을까? 이보다 더 깊은 생각에 빠져 들고 몰입하기 좋은 학문이 없는데 그 몰입감을 맛본 사람은 수학의 재미에 푹 빠져들기도 한다.
수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장점들이 너무 많은데 사람들은 공부할 때 받았던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그저 피하고 싶고 재미없고 쓸데없기까지 한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수학 과목을 싫어하게 되는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 잘못된 공부 방법에 있다.
보통은 과외나 인강 , 수학학원에 가서 선생님께 강의를 듣는다. 수학 공부를 지식을 늘리는 암기과목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수학 공부는 누군가에게 듣고 배워서 잘하기 힘든 과목이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나보다 수학을 잘하는 누군가에게 듣고 배운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수학은 철저히 스스로 사유를 통해 개념을 익히고 이해하고 활용해야 그 능력이 커진다. 하지만 현실은 많은 학생들이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암기과목처럼 공부를 한다. 안타깝게도 이 방법으로는 수학을 잘하기 힘들다. 수학적인 능력이 커지지 않으면 상위 개념으로 갈수록 더 힘들어지고 개념 이해가 어려워진다. 당연히 개념을 문제에 적용하기도 힘들고 잘 안 풀린다. 수학은 한마디로 잘하지 못하면 재미없고 싫어지는 과목이다.
둘째, 수학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수학의 발생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이 학문의 시작은 일상생활에서의 불편으로 시작되었다. 당장의 수를 세어야 하고 양을 측정해야 하고 크기를 알아야 한다. 주변을 살펴보더라도 측정을 하고 계량을 해야 하는 모든 일이나 음악 미술 등의 예술 활동이나 집을 짓는 등 생활 전반에 수학이 필요하지 않은 일을 찾기 힘들 정도이다.
일단 이것은 (WHAT) 무엇인가? 왜 (WHY) 필요한가? 어떻게 (HOW) 해야 하나? 생각으로부터 시작한다. 생각이 모여 과정이 되고 검증을 통해 하나의 원리가 된다. 집단 지성. 즉 지혜의 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부터 수학은 꾸준히 논증과 증명과 토론을 통해 발전해 왔다. 한 가지의 학설로 수많은 철학자 수학자들이 의견을 내고 누군가 논증과 증명의 작업을 거치고 검증되고 수정되고 발전시켜 오늘날의 수학으로까지 발전되었다.
이는 무엇과 닮아 있나?
바로 철학이라고 불리는 많은 사상들이 발전된 것과 같다. 즉 수학도 철학의 한 범주이다.
흔히들 '수학'을 떠올릴 때 수, 산수, 기호들을 풀어내고 답을 내는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철학, 즉 철저히 사유를 해야 한다. 이것이 빠진 수학 공부는 그저 악몽을 불러일으키는 지겨운 과목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제대로 수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머리가지끈거릴 정도로 고민하고 증명해 보이고 반증도 찾아가며 깊이 있게 생각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듣고 외우고 푸는 것이 다가 아닌 과목인 것이다.
수학을 공부하기 힘든 이들에게 먼저 인문 철학서를 권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보고 생각해보는 생각 훈련.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생각하기를 즐기게 되면 점차 조금은 난해하고 어려운 여러 문제들의 답도 스스로 찾으려고 노력한다. 이 모든 과정이 수학을 잘할 수 있는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비법이다. 그러기에 수학에는 철학이 필요하다.
수학은 살아 있는 철학이고 위대한 학자들의 치열한 고민들이 담긴 위대한 정신이다.
우린 그들의 고민들을 조금이나마 함께 하며
생각을 거듭하는 공부를 통해 삶과 인생에 생각의 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힘을 얻을 수 있는 학문이다.
철학하는 수학을 통해 즐거움과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는 많은 학생들을 상상한다.
그리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난 학생들과 함께 철학하고 수학을 공부한다면 더 이상 악몽을 자아내는 괴로운 수포자(수학포기자)는 사라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