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담배 끊고 글에 중독되다

몸을 망치는 습관

by 장주인

“내가 과거에 태어났더라면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돈을 많이 벌었을 텐데!" 한때 이런 터무니없는 후회를 하기도 했다. 그런 기회가 없을 거라 지레짐작했던 날들이 기억난다. 미래도가 아주 캄캄한 시절말이다.


하지만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비로소 깨달아가고 있다. '창작자'란 무엇이고, 어떻게 창작해 나가는지 말이다.

글을 쓰면서 제 생각은 물론 타인의 생각까지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이 생겼다. 이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매 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 가끔은 피식하고 혼자 미친 듯이 웃을 때도 있다. 글쓰기를 도저히 중단하지 못하는 이유, 마치 담배 맛처럼 중독되었다.


<첫 담배의 기억>


25년 전쯤이었을까? 첫 담배에 불을 붙인 날이 생생하다. 연기 한 모금을 목으로 들이켰더니 목젖이 찢어질 듯 따가웠다. 순식간에 솟구치는 침을 뱉어내며 "카악- 퉤퉤!" 하고 소리를 질렀다.


"미친놈! 죽을 뻔했잖아! 이런 걸 왜 해! 너 나 죽이려고 하는 거야!" 하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두 번째 담배 맛은 달랐다. 입안으로 들어온 연기가 제 몸을 붕 뜨게 하는 듯한 기분 마치 구름을 삼킨 듯 새로운 세상이었다. 그 기분에 도취되어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모든 걱정거리들이 담배 연기처럼 올랐갔다. 그 황홀한 기분은 몇 달 가지 않았다. 담배는 그 후 습관처럼 제 입에 매달렸다.


이제 저는 후방에서 담배 연기를 풀풀 뿜어내며 한숨 섞어 하소연을 하는 분에게 제 글쓰기를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모든 사람에게 '글쓰기를 해보라'라고 권하는 건 아니다. 그랬다가는 마치 세상에 숨어 사는 외계인을 보듯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기 때문이다.


<담배와 글쓰기,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을까?>


담배와 글쓰기는 '무언가를 밖으로 뱉어낸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리고 중독성 또한 강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극과 극이다. 담배는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 줄지 모르지만, 결국 뇌를 망가뜨리고 건강을 해친다. 쓴맛과 텁텁함, 몽롱한 기분을 주며 몸의 수분을 앗아간다. 나쁜 감정을 해소하려 자신의 몸을 희생시키는 것과 같다. 좋은 것은 아주 순간이지만 남는 것은 앞으로 생길 병뿐이다.



반면 글쓰기는 다르다. 답답하고 나쁜 감정들을 담배 연기처럼 시원하게 뱉어낼 수 있다는 점은 흡연과 같다. 글쓰기는 뇌를 건강하게 만들고 정신을 맑게 한다. 글을 쓰면 머리가 열리고 눈이 떠진다. 진심이다. 세상에 대한 불만이 사라진다. 단순히 일시적으로 담배처럼 벗어나는 습관이 아니라, '창작의 눈'을 크게 뜨게 하는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다준다.


나쁜 감정을 건강하게 희석해서 밖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다. 생각을 '생산품'으로 만드는 창작의 기쁨도 그렇다. '배운다'는 것은 제가 첫 담배를 배웠을 때처럼 처음에는 거부감도 들고 흥미도 있지만, 꾸준히 해나가는 것은 담배보다 어렵다. 그러나 우리 몸을 해치는 담배와 달리, 글쓰기는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창작이란 단순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이 아니다. 기존의 것을 다른 시선으로 돌려보고,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생각을 오랫동안 붙잡고 깊이 고민하는 것이다. 미처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그것을 말이나 글, 그림, 심지어 제품과 같은 구체적인 형태로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다. 생각하고, 그리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바로 '창작'이다.


단순히 머릿속에만 담아두는 '사람을 힘들게 하는 생각'은 창의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생각한 것을 '생산품'으로 만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것'으로 보여줄 때 비로소 창작물이 탄생한다. 이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으로 만들어낸 결과다. 이제 저는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혹은 제 글이 많이 팔리지 않아도 개의치 않는다. 제가 보고 느끼고 즐겁고 신나게 살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 분명히 알고 있다. 과거와 다르게. 담배 연기 풀풀 풍기며 살기 싫다며 뿜어내는 한심한 내가 아닌 오늘도 글쓰기를 통해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에 연기를 뿌머 된다.


결론적으로, 제 생각을 브런치에 담아 매출이 0원이라도, 한 자 한 자 쌓일 때마다 제 손으로 아파트를 쌓아 올리는 기분을 느낀다. 세상에 없는 단 하나의 글을 쓰고, 나오지 않을 법한 상품을 만들어 나아간다. 담배 연기처럼 습관적으로 할 수 있는 힘을 매일매일 뿜아내고 있다.



< 하루 딱 한 줄 글쓰기 >

1. 담배연기 뿜어내지 말고 이제 속에 답답한걸 뱉어 낸다.

2. 짜증 난다. 그놈이 싫다. 속상하다. 죽겠다. 이렇게 속에 있는 내면의 소리를 꺼내본다.

3. 내가 쓴 글을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잘 쓰던 못쓰던 상관없다. 담배 연기처럼 뱉어 내고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뱉은 게 무엇인지 한번 다시 드려다 보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글을쓰고 다시 본다.

* 아무리 바빠도 하루 딱 한줄만 이라도 난 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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