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다보면 어느새 세상 한가운데로부터 멀어져있음을 느꼈다. 그것을 사람들은 '나이듦'이라 불렀다. 나는 지혜로워졌고, 슬기롭다고 느꼈으니 그게 곧 '낡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테다.
그 낯선 기분은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어주었고, 보다 가벼이 사는 일을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가볍게, 가벼운 듯이... 그렇게 보이는 내가 스스로 사랑스러웠다. 사람이 묵직해야지~ 하는 뉘앙스에 처음으로 생채기를 입었다. 얼마나 애써 얻은 가벼움인데... 그래도 다시 무겁고 진중한 마음도 가질 줄 알아야했다. 그 말이 맞다는 데 동의한 것이다. 그 순간 나는 다시 삶의 방향을 틀었다.
낯설음에 대한 오해...
처음 겪는 상황.
예상치도 못한 일로 난관에 휩싸일 때.
전혀 기대치 않은 말 한마디에 벙~ 떠 버릴때...
누군가는, 또 나도 그 순간을 상처나 트라우마로 기억하곤 했었다.
그런데, 그로인해, 그후로...
내가 얼마나 더 자랐는지를 돌아보면
그것은 조그만 '씨앗'하나로 바뀌고 만다.
새로운 싹을 틔워 삶이란 밭에 더욱 풍성하게
작물을 한가지 더 심어주는 것이다.
'늙음'이 아니라, 자라고 있는 것이고...
'나이듦'이란 일선에서 물러서는 패배나 실패가 아니라
여전히 가운데를 향해, 그동안의 쌓인 노하우를 풀어
후광을 비추어주는 길이다.
그리하여 더욱 빛날 세상이 나 또한 오래오래 품어줄 수 있도록... 낯선 이의 낯선 말 한마디가 비수로 꽂힌다하더라도, 그건 더이상 험담이 아니다. 자양분이다. 낯설기때문에 이해가 더뎌서...
그 뜻을 다 풀어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가슴속에 남아있는 것이다. 자꾸만 떠올라야
잊지 않고 풀 수 있고, 놓치지 않고 흡수하니까...
낯선 동네에서, 처음 가는 가게에서,
처음으로 먹어봤던 메뉴들... 이런 경험은 혼자하면 고독하나, 그 때의 기분과 상념들이 오래가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