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첫 발령을 받을 때는 많은 교사들이 옷과 머리, 표정과 자세, 말씨와 매너까지 외적인 시선을 의식해 세밀하게 준비를 한다. 임용고사 절차에도 면접과 수업실연이 있다보니 절대 간과할 수 없는 필수 소양이기도 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 눈에도 신규 선생님들은 모두 다 예쁘고 멋진 분들이기는 했었다.
문제는 학생들의 시선에서도 선생님이 예쁘다는 생각이 들 때 시작된다...
"선생님 예쁘세요♡"
"이걸(간식이나 편지 등) 받아주세요."
"오~~~ 선생님, 화장하느라 늦으셨죠?"
"화끈하게 수업제껴~"
등등... 학업으로 숙연해야 할 교실 분위기가 들뜨거나 교과목과 관련없는 화제로 웅성거리면 곤란해지는 것!
그래서 어떤 경우 신규 선생님들은 아래와 같은 지침을
듣기도 한다는데...
통제주의 선배교사 : "아이들 앞에서는 웃으면 안 돼요."
(속으로) : '왜요?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줄 알았는데... 웃어야 아이들도 행복해지죠.'
-> 실천해 보면 안다. 교직관을 공부할 땐 행복한 마음가짐이 백프로 좋을 것 같지만, 현장은 달랐다.
내가 웃으면 함께 웃던 아이들은 수업 중 해야 할 과제를 잊거나 때와 장소를 잘 구분하지 않고 돌아다니며 놀기도 했다. 한 번 그렇게 행복회로가
과잉 작동을 시작하면 아무리 말을 하거나 효과적인 통제수단을 사용해도 수업시간 40분이 괴로워진다.
♡ 선배 선생님의 조언은 백가지 이론서에서 볼 수 없는 나만을 위한 맞춤 솔루션이었다. 잘 듣고 이해하자!
"선생님이 상냥하고 예쁘시다고 아이가 좋아해요."
어느 학부모님의 말씀이다. 적대적 관계보다는 호감을 표현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그러나 교사의 업무는 상냥과 친절보다는 정확성과 성취의 목표가 주를 이룬다. 마음과 배려는 정말 감사한데, 그것으로만 끝나야한다. 그 이후에도 '이 아이는 나를 예쁘고 상냥하다고 생각하지... ' 의식하면 다른 아이들도 느낀다. 차별하는 듯한 태도가 무의식적으로 나갈 수도 있고, 학생도 그에 호응해 나를 본다면 어른의 시각에 가까워져 수업지도를 흘려 듣기 쉬워진다. 재밌는 건, 교사가 좀 실수를 해도 "예쁜 선생님이 당황하시겠네^^. 괜찮아요..." 하는 넉넉한 마음씨를 보여주어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하는 건데, 어른아이 같은 마음이다. 학생은 학생답게~ 교사는 교사답게~ 본분에 따른 생각 갖기!
"엄마, 우리 담임 선생님 예쁘시지?"
올 학기초에 우리집 아이가 말했다.
"응?"
공개수업을 보고 와서야 제대로 대답해주었다.
"정말 예쁘시더라..."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인사를 드리려다가 업무모드로 피하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 그냥 돌아 나왔다. 나도 그런 마음인 적이 있었기에 하나도 서운하지 않았다. 선생님께 감사하고 좋은 마음을 속으로만 간직해도 이상하지 않은 거리두기 지침이 반가워 질 때다.
나도 요즘은 어엿한 학부모로서만 학교에 다니고 있다. 때로는 소극적인 기다림이 최선이라 여기며!